
이거 어릴 적에 굉장히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개봉 즈음에 롯데리아에서 장난감 세트 구성으로 출시했던 것도 기억남. 그 때 거대 잠수함 장난감 갖고 싶었었는데 그거 다 품절이래서 대신 조그마한 공격용 소형 잠수함이랑 아틀란티스 물고기 셔틀 선택했던 것까지 기억나네. 하여튼 그런 기억이 있었는데 넷플릭스에 있길래 진짜 오랜만에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간 추억보정 깨짐. 굉장한 대서사시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 애니메이션답게 런닝타임부터가 90분 안쪽 수준이고, 또 그 때문에 서사적으로 꽉꽉 눌러담겼다는 인상이 덜하다. 오히려 대충 설명하고 휙휙 넘어가는 부분도 많음. 특히 키다와 마일즈가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부분은 굉장히 날림묘사.
그럼에도 할 건 다 하고 있고, 특히 프로덕션 디자인이 역시 좋다. 아틀란티스 사람들의 문화나 생활상 묘사가 좀 평범하고 다소 오리엔탈리즘에 가깝게 느껴지긴 하지만 아틀란티스 특유의 탈 것들 묘사나 석상 디자인 같은 것들이 좋음. 당시엔 몰랐는데 검색해보니까 마이크 미뇰라가 참여했다더라! 이건 진짜 몰랐던 사실인데. 어쩐지 알고 보니 과거 왕족들의 얼굴을 새긴 조각물들 묘사가 뭔가 헬보이 세계관스럽고 그렇네.
악당의 정체나 동기 따위는 죄다 뻔한데 막판 싸울 때 눈깔 뒤집어져서 주인공에게 덤비는 장면은 존나 무서웠음.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광기의 얼굴. 마지막에 얼음 조각 되어서까지도 발악하는 거 보면 그래도 나름 깡다구 하나만큼은 특출난 악당이었다.
아, 근데 아틀란티스 왜 멸망한 거임? 생각해보니 그거 설명이 별로 없네. 오프닝부터 거대 해일이 덮치는 건 맞는데, 그 때 분명 경비대 중 하나가 다른 경비대에게 이런 대사치거든. '너 때문에 모두 멸망할 거야'였던 것 같음. 그럼 그 새끼가 뭔 지랄을 떨었길래 제국이 멸망수순 밟냐 이거지... 대충 들어보니까 멸망 직전 당시에도 전기나 공중 부양 기술 갖고 있던 존나 하이테크 문명이더만... 멸망하는데 정작 그 기술로 발악한 거 1도 없음. 그 대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고도의 SF 기술 때문이 아니라 왕족 희생의 판타지 기술 덕이었다.
덧글
로그온티어 2019/07/15 23:55 # 답글
대표적인게 [라이터를 켜라]...
CINEKOON 2019/07/28 21:28 #
잠본이 2019/07/16 02:02 # 답글
CINEKOON 2019/07/28 21:28 #
잠본이 2019/08/09 01:25 #
...라고 말하고보니 라이온킹보다 이걸 실사화하면 더 웃길거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