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0 22:53

레드 슈즈 극장전 (신작)


어린 시절 누구나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그리고 요즘엔 디즈니가 이미지를 죄다 독점한 동화들의 세계관을 짬뽕해 기본 배경으로 , 거기다 여러 패러디를 얹어내 완성한 방식은 흡사 드림웍스의 <슈렉>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어쨌거나 한국 애니메이션이란 꼬리표가 붙었으니 좋든 싫든 왠지 그동안의 양산형 애니메이션들도 함께 연상 되었던지라, 관람 영화의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근데 웬걸, 극장에서 기분 좋게 뒷통수 후려쳐맞고 나옴.



스포일러 슈즈!



기본 얼개는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다. 전형적인 마녀 악당이 나와 세계관내 미모 최강자로 군림하기 위해 랭킹 1위인 자신의 양녀를 쫓는다는 설정 정도면 이제 필수과목 교과서 같은 느낌이지. 거기에 마녀의 양녀이자 주인공이기도 인물을 돕기 위해 여러 조력자들이 나선다는 전개도 ... 다만 제목답게 주요 아이템으로 사과 아닌 구두가 설정된 점이라든가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들이 수퍼히어로 팀처럼 묘사되는 부분들은 조금이나마 현대화를 거친 과정처럼 보인다. 물론 그래봤자 넓게 보면 전형적인 맞지만.


동화로써 영화가 주는 교훈 역시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자' 정도인지라 다소 뻔하다. 허나 뻔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방식이 전형적이면서도 감정을 깊이 자극하더라. 일단 존나 아이러니한 , 내용상 여자 주인공과 이어질 남자 주인공 포지션이라 있을 멀린은 본디 잘생긴 청년이나 저주의 영향으로 녹색 땅딸보 신세가 처지다. 그러니까 저주가 풀리면 다시 미남으로 돌아갈 있는 케이스. 허나 주인공인 스노우 공주는 정반대란 말이지. 본래 날씬 늘씬한 미녀가 아니라 통통한 체형의 소유자란 말이다. 근데 마법 아이템으로 엄청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거고. 때문에 둘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고, 한꺼번에 저주 또는 마법이 모두 벗겨질 어느 쪽은 외적인 자신감이 무너질 밖에 없는 케이스다.


근데 설정이 존나 좋다. 아니지만 강력하다. 솔직히 막판 결말부에서 멀린은 멀린대로 저주가 풀려 미남으로 돌아오고, 스노우 공주는 스노우 공주대로 마법을 유지해 초절정 미녀로 남는 결말이었다면 영화관 박차고 나왔을 거다. 소리지만 <엔드 게임>에서도 그게 걱정이었거든. 영화내내 토르를 뚱뚱하게 묘사해왔는데 타노스랑 싸우기 직전에 번개 맞고 다시 몸짱으로 돌아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식스팩의 토르가 싫다는 아니지만, 막판 전투에서 다시 완벽한 바디 쉐이밍을 거쳐 돌아왔다면 그건 그거대로 차별적 표현이 같아 걱정했었거든. 근데 영화도 그런 짓거리 했고, 영화도 그런 짓거리 했다. 마지막에 스노우 공주는 그녀의 모습 그대로 남는다.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도 충분히 멀린과 로맨스를 틔운다. 어른들도 많이 본다지만 어쨌거나 애니메이션의 타겟층은 어린 친구들일텐데, 그런만큼 이런 묘사의 결말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만 문제나 자신감 문제를 떠나서 일단은 이야기의 결말은 이게 맞지. 


영화적 재미도 괜찮다. 아무래도 멀린 위주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나머지 여섯 영웅들이 마냥 쩌리로만 소비되지도 않고, 각자의 액션과 개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 아닐 수도 있었지만 땅딸보 저주가 남들 풀린다는 사소한 설정도 중간중간 요긴하게 써먹은 같아서 좋음. 하여튼 멀린의 전기계열 마법의 시각적 묘사나 밖의 액션 연출이 재밌고 좋다.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애니메이션 퀄리티 자체가 아주 좋다고는 못하겠다. 픽사나 드림웍스의 그것에 비하면 아직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 하지만 양산형 애니메이션들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픽사나 드림웍스가 계열 탑들이라 그렇지, 자체로만 놓고본다면 충분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란 생각.


평소에도 애니메이션 좋아하고, 보기 위해 극장도 자주 찾는 편이지만 어쨌거나 성인 남자 명으로서 영화 극장에서 보는 민망하게 느껴지긴 했다. 근데 민망할 했던 영화 보다가 후반부에 혼자 감동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었지만 그냥 영화가 너무 대견하게 느껴져서 감동받았다. , 진짜 이런 느낌의 뒷통수라면 언제고 번이고 쳐맞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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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07/31 03:00 # 답글

    뚱스의 쩔어라는 노래가 생각났어요.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 이 노래를 들을 당시에, 외모로 위축되기 보다 이너사이트를 이해하고 밀어붙일 때 오히려 멋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한국 애니메이션은 해외 용병(?) 간 애니메이터들이나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완성도 보면서 우리나라도 한 방구는 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사실과는 다르게 역량에 대한 대중적 평가는 영 미적지근. 아무튼 역량되는 사람들 많으니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으면 하는 맘이 있는데, 그러자니 또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흑역사들이 생각나고...

    흑역사 하니 말인데요. 꼭 몇년마다 누군가는 뭔가 검은 기운을 풍기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때는 그게 연상호 감독분이었고요. 아무튼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밝음 위주로 가지만, 전 그 애니메이터들이 정확한 계산 하에 밝은 걸 만들 뿐이지 지향성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게임계에서도 캐주얼이라던가 밝고 예쁜 걸 그리는 분들과 대화하다보면 "저... 사실 이런 거 좋아해요" 라면서 코스믹호러나 고어 관련 드로잉한 걸 보여줄 때가 많았거든요. (그럼 저는 여기서 내장은 이렇게 그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그리는 게 훨씬 더 맛깔나게 보인다고 조언하곤 했죠. 아아 옛날이여)

    그러다보니 기회나 지위에 오르게 되면 욕망을 드러내는 분들이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 지금쯤 누군가는 그럴 기획을 짜고 있을 거라는 어떤 예감이 드네요. 과거와 달리 역량이 되니까, 꿈은 이루어진다! 라고 외치며 코스믹호러스런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시키고 있을 분이... 있을 거에요. 전 아닙니다. 전 성격이 너무 밝아서요. 어찌나 밝은지 "등잔 밑 그림자가 뚜렷하다"는 말을 듣곤 한답니다.
  • CINEKOON 2019/08/01 20:48 #

    거짓말 하지 마세요. 천하의 로그온티어님이 혓바닥이 기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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