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1 02:38

LA 컨피덴셜, 1998 대여점 (구작)


<LA 컨피덴셜> 수식하는 데엔 별다른 표현이 필요 없다. 나는 그냥 영화가 장르 영화로써 모든 것이 완벽한, 그야말로 필름 누아르계의 금자탑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일러 컨피덴셜!



야음을 틈타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문제는 죽은 사람이 두명 아닌 여러명이란 것이었고, 거기서도 문제는 경질된 전직 형사가 하나였다는 . 이에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LAPD 사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고, 명의 경찰이 숨겨져있는 진실로 다가가게 된다.


캐릭터 설정이 영화다. 캐릭터가 매력있는 영화치고 재미없는 영화 없고, 캐릭터성을 살리는 배우치고 연기 못하는 배우가 없다. 과거 아버지의 가정 폭력으로 인해 어머니를 잃은 후부터는 여성을 대상으로한 범죄에 주먹부터 나가고 보는 쿨가이 마초 형사를 러셀 크로우가, 모범적인 형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잇게 융통성 제로의 모범 형사로 가이 피어스가 열연한다. 러셀 크로우야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중이었고, 당시 인기는 그보다 못했지만 가이 피어스 역시 발군의 실력을 가진 배우였으니 연기 자체에 대해선 크게 잡을 것이 없다. 다만 칭찬하고 싶은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 짓고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디테일들을 집어넣은 . 등장하자마자 러셀 크로로우는 가정 폭력범을 줘패면서 시작하고, 가이 피어스 역시 프레임에 처음으로 잡히기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의 가치관을 콤팩트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강력계 워너비면서 안경잡이인 . 강한 인상을 주려고 중간 중간 안경 썼다 벗었다 하는 이렇게 웃기냐. 진짜 이런 디테일들이 캐릭터를 먹여 살리는 거다.


상술했듯 러셀 크로우와 가이 피어스가 좋다. 하지만! 하지만... <LA 컨피덴셜> 누가 뭐래도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다. 그야말로 쩐다. 지금이야 여러 구설수들로 인해 거의 영화계에서 퇴출 수순 밟고 있지만, 정말이지 영화에서의 케빈 스페이시는 최고였다. 형사 드라마의 자문 경찰로서 자기애 쩌는데다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여유와 센스를 지닌 그의 캐릭터가 진정 불멸이다. 특히 '롤로 토마시' 장면은... 이미 기회 닿는대로 여러번 이야기했었지만, 정말이지 장면은 배우의 연기와 탄탄한 각본이 빛을 발한 역대급 장면이었다고 생각함. 대사 하나로 캐릭터의 전체가 보인다. 죽어가는 바로 충격의 순간까지도 남아있는 자들을 위해 행하는 헌신. 그리고 헌신을 담아보내는 방식에서 느껴지는 재치와 순발력. ... 진짜 거기서 별다른 대사 안하고 이름만 말해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다른 영화였다면 죽어가면서도 "대체... 어째서!" 따위의 대사들 읊고 있었겠지.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고,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동시에 터지는지라 여차하면 흐름 끊기기 쉬운 이야기인데도 정도면 정말이지 친절한 연출이라고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요 인물들이 번씩은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는 . 케빈 스페이시 캐릭터야 롤로 토마시 장면이겠고, 가이 피어스는 돌림 취조 장면이지. 러셀 크로우는 서부 영화를 연상케하는 막판 액션 씬에서 최고.


영화에 갖는 불만은 가지 밖에 없다. 근데 그것도 무척이나 사소해서, 말하기가 약간 민망함. 허나 굳이 말해본다면, 다름이 아니라 가이 피어스가 베이싱어와 섹스하게 되는 장면의 묘사. 영화 처음 봤을 나는 그게 갑작스럽게 느껴졌었다. 물론 여자 입장에서야 나름 함정 파놓은 것이니 섹스 하는 맞는데, 앞의 가이 피어스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성적 매력을 느껴도 그렇게 바로 섹스할 같지가 않았거든. 그래서 그게 갑작스럽고 뜬금 없게 느껴졌었다. 근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 그냥 그런대로 납득하게 됐음. 영화가 이다지도 좋은데 그쯤이야 ,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가줄 있다.


프레임 안에서 레이어를 쌓아 보여주는 연출이 계산 되어 있고, 취조실 장면의 거울 연출이나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의 사소한 부분들도 좋다.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몰려드는 악당들을 자동차 전조등으로만 표현한 연출이 진짜 탁월함. 적들의 정확한 숫자나 외양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그럼에도 무언가 많이들 몰려온다- 라는 뉘앙스를 그렇게 보여줄 줄이야. 진짜 커티스 핸슨은 대단한 연출자였다. - 그의 부고를 들었을 영화 생각이 얼마나 나던지.


스콜세지와 코폴라, 레오네의 느와르들을 좋아한다. 여기에 훌륭하게 로컬라이징된 장르인 홍콩 느와르와 한국 느와르도 좋아하고.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이상의 필름 느와르가 없는 같다. 런닝타임이 짧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때마다 몰입해서 끝까지 보게 되는 거냐. 진짜 진심인데, <LA 컨피덴셜> 필름 느와르계의 끝판왕이다!- 라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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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D U MISS ME ? : 네고시에이터, 1998 2020-04-22 14:14:47 #

    ... 재관람했던 건데 이미 결말 다 알고있는 영화임에도 손에 땀을 쥐며 봤다. 요즘은 왜 이런 영화가 안 나오는 거야. 뱀발 - 케빈 스페이시의 마지막 기지는 &lt;LA 컨피덴셜&gt;의 그것 같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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