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00:51

사자 극장전 (신작)


<검은 사제들> 한국 영화계에 쏘아올린 작은 공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아니, 처음엔 작았을지 몰라도 점차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리고 눈덩이가 2019년이 되어 우리에게 당도하였으니. 얼마 이미 공개된 <사바하> 이번에 개봉한 <사자>, 그리고 찾아올 <변신>까지. 오컬트 장르 영화의 황무지였던 한국 영화계에 이런 바람이 있었던 <검은 사제들> 덕분인 맞지. 여기에 하나 언급하면 나홍진의 <곡성> 정도.


오컬트 장르에 액션물의 요소를 결합하고, 여기에 개봉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수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요소도 접목 시킨 같더라. 아닌 아니라 한국형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기획하고 있는 같더라고. 근데 막상 편이라고 있을 영화를 보고 나니, 어째 MCU 아니라 유니버설의 다크 유니버스 떠오르는지라 괜시리 울적해졌다.


<창궐> 그랬던 것처럼, 적어도 장르를 포장지로 아는 영화는 아니다. 허나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얕은 사실이라고 해야겠다. 오컬트 장르가 주로 품고 있는 함의나 메시지, 장르적 규칙, 역사적 맥락 이딴 집어치우고 그냥 <엑소시스트> 마냥 간지나는 구마의식만 떼어내 한국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아니었을까. 근데 마냥 침대에 누워 구마의식만 수는 없는 것이니, 거기에 어영부영 수퍼히어로 액션물 갖다 붙여놓은 느낌.


아닌 아니라 진짜 침대 축구 아닌 침대 오컬트다. 영화 초반 내내 주인공은 침대에 누워 앓는다. 그것도 적당히 해야지 세번은 반복해 묘사하더라. 여기에 악역으로 설정되어 있는 우도환의 검은 주교 캐릭터 역시 침대까지는 아니지만 방구석에 눌러앉아 인신공양 비슷한 하면서 주절거림. 아무리 오컬트 영화라곤 하지만 그래도 액션 장르 붙여놓은 영화인데 명색이 액션 영화치고는 너무 액션이 없다.


, 쓸데 없고 뻔한 프롤로그가 너무 길다는 것도 단점. 성당 미사를 꼬박꼬박 챙길 정도로 신앙심이 깊고, 여기에 직업은 경찰이라 정의감 마저도 충만했던 아버지 캐릭터. 여기까지만 해도 뻔한데 심지어 프롤로그에서 사망. 그리고 아버지의 사망은 주인공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 영향을 끼치고... 이런 촌철살인으로 짧막하게 없는 걸까? 영화 시작했는데 10분동안 주인공 어린 시절 봐야하는 것도 고역이다. 재미가 있으면 몰라. 뻔하기는 겁나 뻔한 이야기할 거면서...


신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주인공 캐릭터, 나쁘지 않다. 신앙심 없는 캐릭터가 성흔 생기고 힘으로 오컬트 히어로 되는 낫지, 이미 신앙심 투철한 신부 캐릭터가 뚜까 패고 다니는 것보다야. 콘스탄틴도 그랬잖아? 근데 웃긴 ...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이 성당 찾아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을 보며 한다는 소리가... 당신 따위 믿지 않으니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그런 이야기를 굳이 성당까지 찾아가서 해야합니까...? 심지어 신을 믿지도 않는다며... 근데 굳이 성당까지 ... 장면의 대사와 연출은 진짜 쌍팔년도스럽더라. , 그것도 생각났음.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에서 에디 브록이 교회 찾아가 기도하거든, 피터 파커 죽여달라고. 내가 때도 진짜 어이 없었는데. 아니... 나도 종교가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신이 진짜 존재한다면 누구 죽여달라는 소원을 들어주겠냐... 그걸 윅이 아니라 신한테 빌고 있어, 빠가사리 같이...


<사자> 가장 단점은, 영화를 보는내내 제작진이 참고했을 레퍼런스 영화들이 줄곧 보인다는 것이다. 무슨 영화에 각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같다.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은 어쩔 없게도 <검은 사제들> 그것이고, 톤은 <콘스탄틴>이며, 중반부 어느 여성의 방에서 진행되는 구마의식은 당연히 <엑소시스트>, 화려한 조명의 클럽에서 벌어지는 액션 묘사는 <스카이폴> 홍콩 장면과 <존 윅 - 리로드> 거울 장면이 떠오른다. 여기에 파충류 인간으로 변하는 악역 캐릭터의 특수 분장에서는 <셰이프 오브 워터> 어인 묘사가, 파충류 인간에게 물려 사경을 헤매는 장면의 묘사는 <기묘한 이야기>에서 일레븐이 텔라파시 쓰는 장면 + <신과 함께> 저승의 모습처럼 보임. 아니, 이야기 나온 김에. 저승 묘사 그렇게 했어야 했냐? <신과 함께> 그렇게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국 영화계에서 어느 정도 이정표가 될만한 기술력을 보여줬었는데, 영화 저승은 그냥 대학생 조별과제 PPT 같았다. 성의껏해라, 성의껏... , 막판에 불주먹 뿅뿅 나가는 부분은 <아이언 피스트> 생각도 났음.


보는내내 레퍼런스가 보인다는 것은, 정말 좋게 말하면 성실하다는 것이지만 그냥 말하면 그만큼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소리다. 불주먹 뿅뿅 쓰는 사내와 파충류 인간이 싸우는 그림을 한국 영화계에서 언제 보겠는가. 그러니까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만들었냐고...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한국 영화계에서 장르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 대충 만들어 꼴나면 다음이 없잖아. 어째 봉준호의 <괴물> 괴수 장르 영화가 성장하려던 찰나에 차례로 등장하며 상승세를 바로 꺾었던 <-> + <차우> + <7광구> + <물괴> 콤보를 보는 것만 같다. <검은 사제들>이랑 <곡성> 깔아줬으면 제발 하라고...


뱀발 -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극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듯한 안성기의 카리스마엔 경배를. 정말이지 그대는 한국 영화계의 거목이십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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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08/06 11:18 # 답글

    그래도 좀비작품은 아슬아슬하게 평타를 치고있으니 위안을(?) 오컬트 작품도 퇴마나 악마에 국한하면 좀 그렇지만 귀신 나오는 영화나 무속 신앙영화도 오컬트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지 악마로 규정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죠.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관련 드라마까지 따지고 보면 오컬트가 그렇게 성공못한 건 아니지 않나 슬쩍 생각들어요. 그러고보니, M이나 코마같은 드라마는 언제 또 나올까요.
  • CINEKOON 2019/08/24 11:36 #

    못 나올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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