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3 00:37

봉오동 전투 극장전 (신작)


한일 강제 병합 이후 일본의 조선 탄압은 더욱 가속화 되고, 이에 저항하던 독립군이 일명 죽음의 골짜기라 불리우는 봉오동에서 일본 추격대를 궤멸키 위해 목숨 유인 작전을 실행한다는 이야기. 이렇게만 써놓으면 여러 항일 영화들이 주르륵 떠오르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바로 <최종병기 >. 영화의 감독이었던 김한민이 <봉오동 전투> 제작자이기도 하다. 때문인지 영화내내 <최종병기 > 냄새가 짙다. 물론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주인공의 상대가 각각 청나라와 일본인 것도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인 플롯과 비주얼이 매우 유사. 흡사 형제 영화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을 판이다.


일단 추격의 플롯이라는 데에 가장 공통점이 있다. <최종병기 > <봉오동 전투> 모두 적으로부터 추격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제는, <봉오동 전투> 거기까지라는 거다. 그저 쫓고, 도망치고, 싸우고, 쫓고, 도망치고, 싸우고의 반복이다. 그럼에도 <최종병기 > 미덕이 있었다. 활과 화살의 여러 바리에이션을 소개하며 갖가지 트릭의 재미를 소개했고, CG 질이 떨어졌을지언정 중간에 호랑이가 등장한다거나 청나라 군인들과 주인공의 인질극 대치 장면을 통해 긴장감을 넣는 여러 변주가 있었다. 허나 <봉오동 전투> 그런 없다. 오직 추격과 추격 뿐이다.


때문에 전체 영화의 맥락이 모두 납작해지는 결과로 귀결된다. 무슨 소리냐면... 장면이 모두 비슷하게 느껴진다. 배경도 계속 산과 언덕으로 묘사되고, 싸움의 방식도 매번 비슷해서 10년이나 20 후에 영화를 돌이켜 추억했을 기억에 남을 법한 '장면' 별로 없다. 막말로 영화 플롯과 액션 포인트마다 스틸컷 찍어서 야바위한 다음에 '다음 사진들을 순서대로 위치 시키시오' 따위의 문제 내도 맞힐 사람 별로 없을 ?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2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미국의 특공대 장르 영화들을 좋아한다. 근데 영화, 보면 특공대 장르처럼 보이거든. 그렇게 있는 단순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걸 의식해서 그런 아니겠지만 하여튼 캐릭터들은 엄청 쏟아져 나온다. 독립군의 구성원들은 많다. 문제는 그들에게 제대로된 캐릭터가 부여되었는가-이다. 주연급 배우인 유해진과 류준열, 조우진이 연기한 캐릭터들을 제외하고 본다면 대부분은 병풍이다. 캐릭터는 오직 감자 셔틀 개그를 치기 위해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캐릭터는 제주도 사투리 드립치려고 만든 캐릭터처럼 보인다. 본래 특공대 장르의 묘미는 캐릭터마다 다른 성격묘사와 더불어, 특공대 구성원들의 주무기 또는 주특기가 다르다는 데에 있다. 카리스마 리더가 있다면 밑에 행동 대장이 있고, 휘하에는 냉철한 져격수, 전문 해커, 폭발 전문가, 화력 덕후 등의 캐릭터들이 포진해 있어야 한단 말이다. 근데 영화 독립군들은 죄다 납작 평평하다. 칼을 주무기로 쓰는 유해진 캐릭터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그냥 소총 갖고 싸우다보니 거기서 오는 잔재미가 없다. 게다가 치는 드립들도 거기서 거기임.


입체감 없기로는 일본군 캐릭터들도 지지 않는데, 키타무라 카즈키가 연기한 추격대장은 등장부터가 심히 부담스럽다. 애초 조선 호랑이들을 가둬놓고 학살하는 것부터가 머치하게 느껴지는데, 이어서 바로 눈깔 뒤집고 미친놈이오~ 라고 보여주는 과시적 연기라니. , 키타무라 카즈키의 연기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연기는 정말 잘한다. 때문에 이는 감독의 실책이라고 본다. 조절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더불어 박지환이 연기하는 야비한 일본군 캐릭터는... 사실상 영화 최고의 럭키 가이인데, 이렇게 개그 캐릭터로 만들 것이었다면 초반부에 학살 장면 묘사를 줄였어야지. 잔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희대의 악당인데, 정작 취급은 개그 캐릭터라 관객으로서 온전히 즐기기가 애매하다. 마지막으론 소년병 비스무리한 캐릭터도 나옴. 근데 얘는 존재 자체가 클리셰라...


, 캐스팅 하나만큼은 이야기해야겠다. 홍범도 장군으로 카메오 출연한 최민식. 그가 스크린에 등장하자마자 생각했다. ... 이런 것이 스타 배우의 위엄이구나. 얼마 극장에서 <사바하> 보곤 영화 특정 캐릭터의 특정 캐스팅에 대해서 놀린 적이 있다. 반전의 핵심이 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캐스팅만큼은 평범하게 갔어야 했다고. 근데 영화의 캐스팅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야 하는 인물을 단숨에 주목하게 만드는 캐스팅이라 괴상했다고. 근데 영화에서의 최민식 카메오는 괜찮다. 이렇게 출연 시간이 적고, 다른 캐릭터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을 통해서만 전해지던 캐릭터에는 이런 특급 배우가 나오는 오히려 옳다. 문제는 바로 때문에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최민식 생각만 계속 했다는 ... 정작 제일 고생한 유해진과 류준열일텐데 어째 미안하네.


여름 빅시즌을 책임질 충무로 블록버스터로써는 그렇게 나쁜 영화라 수는 없다. 보는 이에 따라 충분히 즐길만 하기도. 허나 나중에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일은 없을 같다. , 이거 진짜 특공대 영화로써 앗쌀하게 뽑을 있는 소재였는데 아쉽네. <살인자의 기억법> 보면서도 엄청 실망했었는데, 원신연 감독의 차기작은 대체 어떨지 이쯤되면 걱정이 앞선다.


덧글

  • 이글루스 알리미 2019/08/20 08:07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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