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7 22:57

우리집 극장전 (신작)


엄마 아빠는 매일 같이 으르렁 대며 서로를 잡아 먹어 안달이고, 여기에 하나 있는 형제랍시고 있는 오빠는 사태에 끼고 싶지 않아 하는 뜨뜻미지근한 인상이다. 근데 가장 문제는 내가 빌어먹을 초등학생이라는 . 어떻게 하고 싶어도 어떻게 없는, 그야말로 '우리집'이라는 배가 침몰해가는 것을 그저 바라볼 밖에 없는 데에서 오는 무력감. 주인공 하나는 무력감을 우연히 만난 유미&유진 자매를 돌봄으로써 극복하려 한다.


마음 편히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갈라선다는 것에는 예민한 반응이 나올 밖에 없을 것이다. 하물며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의 입장에서야 천지가 개벽할 이야기잖아. 여기에 또다른 주인공인 유미와 유진 자매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안의 경제 형편이 나쁘더라도 부모와 자식들의 사이가 좋으면 만사형통 아니냐- 라는 이들에게 그저 과장된 이상주의일 뿐일테니까.


뜬금없게 들리겠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E.T> 찍을 당시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출연배우들이 어린 아역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스필버그는 촬영 순서를 이야기 순서에 최대한 맞췄다고 한다. 영화 제작이란 하다보면 때로는 결말을 먼저 찍고 영화의 오프닝을 가장 마지막에 찍을 수도 있는 것인데, 스필버그는 그걸 용납치 않았다. 어린 배우들이 몰입할 있는 최선의 조건을 만들려 애썼다. , 그리고 하나. <E.T> 카메라는 대부분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촬영되어 있다. 어린 아이들을 담을 때는 카메라가 수평 앵글을 유지하는 반면, 어른들을 담을 부감으로 카메라가 그들을 올려 보았어야 했다. 스필버그의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


갑자기 스필버그 이야기로 새긴 했는데, 영화에서의 윤가은도 그에 못지 않게 세심해보인다. 애초 영화의 오프닝부터가 철저히 주인공 하나의 시점으로 연출되어 있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근심어린 아이의 눈동자. 여기에 화면 바깥에서부터 침투해 스며드는 어른들의 성난 말투와 가시돋힌 말들. 쇼트 사이즈가 와이드하게 서서히 뒤로 빠져도, 카메라는 결코 어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오롯히 아이의 얼굴에만 집중할 . 오프닝에서부터 어떤 결기가 느껴지지 않나. 


연출은 섬세한 반면, 이야기는 다소 투박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를 다루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사회 문제 자체가 그리 새롭게 급부상하는 문제들은 아니지 않나. 예전부터 이미 존재했었고, 우리도 존재를 알았고, 심지어 영화나 여러 드라마에서 많이 다뤘었지. 때문에 소재 측면에서 살짝 진부한 있는데, 문제는 전개마저도 올드하게 느껴진다는 데에 있다. 어른을 찾아 아이들끼리 떠나는 모험. 그들끼리의 내밀한 관계. 모두 많이 봤던 것들.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의 부모찾아 삼만리 에피소드는 없는 나았을 것이다. 자체로 약간 작위적이라 해야하나. 아이들의 관계가 균열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는 순간들을 그리기 위해 다소 피상적으로 쓰인 느낌. 실제로 영화 내에서 모험의 마무리도 보여주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토닥여주고 싶은 영화다. 아이들의 햇살 같은 연기가 금세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그렇지, 우리 모두에겐 집이 필요해. 다만 ''이라는 보증금과 전월세가 매겨진 '주거공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는 '식구'들이라는 . 우리 모두에겐 그런 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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