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3 18:14

유전, 2018 대여점 (구작)


............내가 이걸 보네.... 내 팔자에도 없을 줄 알았는데... 빌어먹을.

공포 영화 안 보는 것을 넘어 싫어하는 수준인데도 기어코 보게된 영화. 장르를 떠나서 굉장한 연출력을 볼 수 있으니 한 번 봐보라던 주위 사람들의 추천. 내가 그것들도 꿋꿋이 물리쳐왔는데 결국엔 이리 보게 되는 구나.

그래서 그냥 콤팩트하게 이야기하기로 한다. 연출, 존나 잘했다. 몽유병인지 뭔지 신나 붓고 아들 앞에서 소리지르는 엄마 장면도 그렇고, 운명에 귀속된 인물들을 둘레둘레 살피는 연출도 빼어나다. 배우들 연기도 그걸 존나 잘 밀어주고. 하지만 딱 거기까지.

감독의 신작인 <미드소마>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영화 보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이 이 셋 다 'So what?'이었거든. 연출도 좋고 귀신이 곡할 분위기로 긴장감 빼주는 것도 좋은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뭔 얘기냐고, 이게.

파이몬 소환되고 다 뚜까 패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거기서 이야기는 절단 신공을 발휘한다. <미드소마>에서도 그랬지. 거대한 이야기의 딱 일부만 보여주는 연출. 물론 그 의도가 코즈믹 호러나 오컬트 장르에 굉장히 잘 맞는 형식인 것은 인정하나, 어쨌거나 내 취향인 것은 또 아니다.

아, 글 쓰면서 또 장면 장면 생각나네. 진짜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다. 아리 애스터랑 나는 그냥 안 맞는 것 같다.

덧글

  • 남중생 2019/09/03 18:42 # 답글

    흠... 미드소마랑 비슷한 분위기인가요?
    으으... 그렇담 저도 별로;;
  • CINEKOON 2019/09/17 08:08 #

    같은 감독이다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정말 비슷해요
  • 로그온티어 2019/09/03 19:54 # 답글

    축하드립니다. 공포영화는 원래 그렇게 입문하는 겁니다. 저도 8살 적에는 호러영화를 싫어해서 아무것도 안 나오는 인트로를 보기만 해도 울 정도였어요. 허나, 어머니가 비디오가게를 하시다 보니 잠자리에서 볼 수 밖에 없었죠. 저는 잔혹한 장면들과 징그러운 광경과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보았어요. 그리고 수많은 PTSD와 악몽을 꾸었죠. 그 끝에 결국 거기에 내성이 생겨버렸어요. 그러니 시네쿤님도 할 수 있습니다! 화이팅.
  • CINEKOON 2019/09/17 08:08 #

    입문이 아니라 그냥 극복 겸 중독되신 거잖아요...
  • 뇌빠는사람 2019/09/04 11:14 # 답글

    저조차도 두 번은 보고싶지 않은 영화입니다만, 멀쩡한 가정을 조지는 부조리 호러영화로서는 이런 훌륭한 작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살인마 하나 집에 쳐들어와서 꺅꺅 칼부림 하는 거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너무 맛깔나게 조져버리는 데 감탄하면서도 역시나 두 번은 보고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 CINEKOON 2019/09/17 08:09 #

    한 집안 조지고 부시며 풍비박산 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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