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7 08:02

톨킨 극장전 (신작)


기내 영화 특집 1.


LA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첫번째로 영화. 항공사가 제공하는 기내 영화를 고를 아무래도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첫째는 비행 시간 얼마만큼의 시간을 킬링해줄 있는지의 척도가 되는 런닝 타임. 그리고 둘째는 다름 아닌 한국 공개작인가 아닌가의 여부. 기내 영화 특성상 한국에서 아직 정식 개봉되지 않았거나 이제 개봉되어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인 작품들도 있거든. 그리고 왠지 그런 영화들을 보게 되면 이상하게 뽑은 느낌이 나서 좋아함. 비행기에서 첫번째 영화, <톨킨>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선택된 영화였다. 이거 아직 국내 개봉은 커녕 할지 할지조차 모르겠는 영화라서.


제목에서 드러나듯, 소설 '반지의 제왕' '호빗', '실마릴리온' 중간계를 배경으로 작품들의 원작자인 J.R.R. 톨킨의 전기 영화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의 교차편집을 통해 톨킨의 삶은 어땠으며 대체 삶의 어느 부분이 중간계 배경 소설들에 녹아져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재밌는 , 이게 묘하게 <반지의 제왕> 프리퀄처럼 보인단 말이지.


애초 프리퀄 기획의 재밌는 점은 바로 그것 아닌가? 프리퀄로 기획된 영화를 보다가 '? 이거 설마?!'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 바로 점에서는 재밌는 부분이 많다. 톨킨의 가장 초창기 삶을 보여주는 부분은 진짜 <반지 원정대>에서 호빗들이 샤이어를 떠나는 것처럼 보여진다. 울창하고 녹음이 가득 시골 마을의 풍경.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꿉 친구들과의 전쟁 놀이 와중 굵고 나무 뿌리 아래 톨킨이 숨는 장면은 나즈굴로부터 프로도 일행이 숨었던 바로 이미지다. 이후 톨킨이 고등학교에서 사귀게 친구들은 일종의 반지 원정대처럼 묘사되며, 1 세계 대전에 참전한 이후로는 반지 전쟁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겹쳐진다. 제일 웃겼던 사소한 부분이긴 한데, 다른 부대로 징집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전쟁터를 가로지르다 지쳐 쓰러진 톨킨을 끝까지 보필하고 부축하는 부하 병사의 이름이 '' 때였음. 톨킨이 잿빛 구릉에 누워 ' 여기까지야, '이라고 샘이 '무조건 함꼐 가요!'라고 하며 부축하는 장면에서 혼자 개웃기더라.


하여튼 이런 부분에서의 잔재미들이 있다. 넓게 보면 <슬럼독 밀리어네어> 같은 전개라고도 있을 같음. 삶의 여러 부분에서 얻은 경험들이 하나의 대답으로 귀결되는 구성이니까. 허나 밖에 재미를 찾기는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일단 제목부터가 <톨킨>인데다 아무래도 우리는 그를 <반지의 제왕> 원작자로서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는 측면이 있을 거다. 예를 들면 바로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이 궁금했던 거지. 근데 영화는 그걸 한다. 애초 영화의 결말이 소설을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하면서 끝난다. 때문에 허무해지는 감이 있다. 소설을 쓰며 얻었던 고민과 고통들이 궁금했던 건데 전형적인 전기 영화 스타일의 인물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음. 어차피 과거와 현재를 교차편집으로 엮을 것이었다면, '현재' 시점을 소설 집필 당시로 설정하는 어땠을까- 하는 . 만약 그렇게 했다면 소설 집필의 과정과 그에 영향을 과거의 일들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있지 않았을까? 이야기를 하냐면, '과거' 묘사된 부분들이 몽땅 재미없거든. 멜로 드라마는 단편적인 순애보에 불과하고, 친구들과의 우정 역시 자체로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적인 재미는 별로 없다. 그러니까 이런 아쉬움이 드는 거지...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시리즈에 팬이라 조금이라도 여흥을 느껴보고 싶다-라고 한다면 봐도 괜찮을 영화일 것이다. 허나 영화는 그저 평범한 전기 영화에 불과하다. 이젠 전기 영화도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찍는 시대다. 근데 이런 구닥다리 스타일 전기 영화로, 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톨킨을 주인공으로 삼아 데려오다니. 어쩌면 제작진들은 애초 욕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주인공 톨킨에 중간계 떡밥만 풀어넣으면 다들 좋아하겠거니 했던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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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09/17 09:35 # 답글

    작품을 써 볼 만은 한데, 야심까지는 들지 않은 거겠죠.
    괜히 야심보였다가 좋은 가닥을 망치기는 싫었을 것이거나...
  • CINEKOON 2019/09/29 16:25 #

    하긴, 톨킨 재단에서 어떤 간섭이 들어왔을지도 모르고요
  • 잠본이 2019/09/22 23:53 # 답글

    니콜라스 홀트는 좀비에 돌연변이에 중간계 창조주까지 별걸 다 해보네요(...)
  • CINEKOON 2019/09/29 16:25 #

    배트맨도 할 뻔 했는데... 웬 뷰티풀 뱀파이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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