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5 02:01

비밀은 없다, 2016 대여점 (구작)


초반 이야기는 심플하다. 이제 유망한 정치인으로 기지개를 켜려고 하는 국회의원 남자가 있고, 옆에는 그를 성실히 보좌하며 내조하는 아내가 있다. 그리고 사이에 하나. 남편의 중요한 선거를 불과 며칠 남기지 않고 있던 어느 , 바로 딸이 실종된다. 한창 유세 운동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에 딸까지 실종되자 여러모로 정신이 없는 부부. 그러면서 꽃피우는 갈등과 분노. ... 여기까지는 심플하다. 여타의 스릴러 영화들 도입부가 이런 식이니까. 문제는 뒤가......


복잡해진다. 아니, 복잡해지는 괜찮다. 교통 정리만 해낼 있다면. 근데 그게 됐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정확히 말하고 싶은 건지 애매해진다. 이건 남편에게 배신당한 아내의 분노와 복수 스토리인가. 아내와 정치 사이 노선에서 흔들리는 중년 남성의 위기를 그린 영화인가. 아니면 딸과 딸의 동성 친구 벌어지는 우정 이야기? 그도 아니면 사이에서 벌어지는 동성 연애 스토리? 불륜 이야기? 범인에게 습격 당하기까지하니 일반적인 범죄 영화? 


게다가 영화 전개 졸라 빨라. 제시되는 감정과 이야기들도 많은데 속도까지 빠르니 뒷감당이 된다. , 어려운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야기의 기승전결이나 인물들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되기는 한다. 문제는 다시 이야기하지만 너무 전달하고자 하려는 많다는 거지. 


생각은 들었다. 아직 자녀도 없고, 미혼이지만. 나의 아이를 기른다는 . 그리고 내가 길러낸 아이에 대해서 내가 부모랍시고 전부를 수는 없다는 . 말이 자식이지, 그냥 하나의 다른 '인간' 거잖아.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없다 했다. 그게 자식이나 부모처럼 핏줄로 이어져있다해서 훤히 보일만한 아니라는 거지. 때문에 손예진이 연기한 영화 주인공이 딸에 대해 알아갈수록 정신적 데미지 받는 , 이해 .


타이틀 롤은 어쨌거나 손예진의 것이지만, 그럼에도 김주혁이 자꾸 생각난다. 생전에도 좋아했던 배우는 아닌데, 이상하게도 그의 죽음 이후 그를 때면 마음이 벌겋다. 하긴, 그럴만도 것이... 사망 직전에 찍었던 영화들 중에 달달한 영화가 별로 없었잖아. <방자전>이나 <광식이 동생 광태> 같은 영화들이 아니라, <공조> <독전>  독기 어린 모습들로 남게 되어서. 이상하게도 영화 그를 때면 마음이 그렇다.


결론. 영화는 그냥 투박한 그리스 비극이다. 투박한 문제임. 그리스 신화들이 옛날 이야기라서 무시할 수도 있는데, 자체로 존나 세련된 구성인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니까 현대까지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넘어오고 있는 거겠지. 근데 영화는 그냥 거칠고 투박함. 그래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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