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0 19:24

굿모닝 에브리원, 2011 대여점 (구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많이 비슷한 영화다. 특정 직업군 내를 묘사하며 성공을 꿈꾸는 루키를 주인공으로 삼는 방식. 그리고 루키 주인공과 중년의 업계 거물을 라이벌로 붙여 대결구도를 잡는 방식. 여기에 업계 거물을 각각 메릴 스트립과 해리슨 포드라는 영화업계 거물로 캐스팅한 점까지. 허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보다 영화를 좋아한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한아름 크게 안아주는 방식에 있어서, 나는 항상 항복을 선언한다. 나의 아킬레스건 같은 것이다. 나를 무조건 설복하게 만드는 연출이다, 그건. <아멜리에>에서 피에르 주네가 그랬고, 밀도는 옅지만 <노팅 >에서의 로저 미첼이 그랬다. , <굿모닝 에브리원> 로저 미첼 작품임.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은데 모두를 하나씩 보듬는 방식이 좋다. 주인공인 '베키'뿐만 아니라 업계 거물 앵커 , 베키와 멜로 라인을 형성하는 아담, 방송국 상사 제리, 조연출 레니와 감초 어니까지. 주인공이 몸담는 방송 '데이브레이크' 제작팀을 묘사하는 방식이 수준급. 영화의 메인은 철저히 베키의 몫이지만, 끊임없이 여러 인물들과의 여러 갈등들을 던져주며 각자의 롤을 지켜낸다. 해리슨 포드의 '포머로이' 같은 경우엔 안타고니스트로 써먹다가 끝내 개과천선 시키며 갈등+감동 볶아 던져주고, 패트릭 윌슨의 아담은 주인공의 남자친구 역할 임에도 할만큼의 갈등선만 만들며 뒤로 물러날 안다. 레니나 어니 같은 경우엔 중간 중간 개그캐로 용하게 써먹음.


'엔터테인먼트', '뉴스'. 이것은 비단 방송업계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모든 예술가들이 고민을 품고 산다. 오락인지, 예술인지. 흥미인지, 가치인지. <굿모닝 에브리원> 좋은 충분히 논의해볼만한 의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설파하며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중하고 둘을 모두 유익하게 버무릴 수만 있다면 그게 최선이겠지. 때문에 영화 베키와 포머로이의 갈등은 납득 가능해진다. , 포머로이 같은 경우엔 찬란했던 과거를 등지고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인물이니 자체로 감정이입 쉽기도 하고.


극장에서 처음 봤을 , 흡사 경공술을 하는 듯한 영화의 톤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여자 주인공에 남자친구까지 설정했음에도 둘이 지지부진한 연애로 처지지도 않고, 엄청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후반부엔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방송 폐지라는 나름의 위기로 치닫기도 하지만 정작 영화는 시종이관 밝고 경쾌하다. 그리고 마지막엔 감동 방이라는 익숙한 배합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연출 역시 무겁지 않아 좋고.


이런 종류의 영화들에서, 주인공은 항상 성장형 캐릭터로 묘사된다. 업계 신입으로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여러 경험들을 겪으며 점차 성장해나가는. 허나 영화 베키는 어째 처음부터 능숙하다. 물론 영화가 다루지 않는 그녀의 이전 이야기들에서의 그녀 역시도 서툴렀을 것이다. 허나 어찌되었든 간에, 영화 속에서의 그녀는 이미 능숙한 것으로 묘사되지 않나. 그럼에도 그녀가 갈팡질팡 했던 것은 그저 자신에게 제대로된 기회가 찾아오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맞아. 더이상 탓하는 시대는 지났지. 이젠 사회탓을 해도 된다. 겁나 열심히 살고 능력있어도 해고 당할 있는 작금의 사회 현실이다. 우리가 있는 기회가 간신히 왔을 그것을 붙잡을 있는 능력을 키우는 .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기회라는 것이 우리 앞으로 날아와야 하는 아닌가.


뜬금없는 이야기 하다가 뜬금없이 마무리 하는 같긴 한데, 하여튼 좋아하는 영화다. 2010 영화니 거의 10 만에 다시 건데, 10 극장에 혼자 앉아 조조로 영화 봤던 내가 생각나 기분이 묘해지기도 했다. 이게 생뚱 맞은데?


뱀발 - 이 때 패트릭 윌슨 진짜 멋있었지. 지금도 멋있지만. 그래도 물맨 영화에서의 그 역할은 좀 깼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10/10 19:32 # 답글

    그 패트릭 윌슨, [높은풀속에서] 나오십니다
    멀쩡한 모습도 나쁘지 않지만, 악당 연기할 때 은근히 섹시하시더군요
  • CINEKOON 2019/10/12 19:24 #

    <왓치맨>에선 그래도 악역 아니었죠!
  • 로그온티어 2019/10/12 19:41 #

    맞아 그때도 섹시하셨죠 (?) 뭔가 아리까리한 맛이 있었어요.
    덜떨어짐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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