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돌아와 팬들을 열광시키는 영화들이 있다. 특히 요즘에 더 그렇지. <쥬라기 월드>도 그랬고, <깨어난 포스>도 그랬고. 허나 어째 왕년의 형님들이 나온 시리즈들은 죄다 흥행과 평가 면에서 각박한 상황이다.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그랬고, <터미네이터3>가 그랬지. 하지만 그 중 최고는 바로 이 영화일 것이다.
일단 20여년 만에 나온 메리트를 하나도 못 살렸다. 기존 시리즈의 팬들이 20여년동안 기다렸다는 건데, 그렇다면 우선적으로는 그 단순하고 본능적인 기대감을 충족 시켜줄 액션 묘사가 있었어야 했을 거다. 근데 액션이 형편없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시리즈 전체를 부정하는 느낌도 든다. 이 시리즈의 액션 시퀀스에서 기대하는 건 각종 트랩과 매복 기술로 악당들을 하나 하나씩 제거하는 람보의 서스펜스 호러적 연출 아니야? 그게 이 영화엔 없다! 그게 가장 말이 안 되는 부분. 영화 중반부 적들의 소굴로 들어가 몇몇 놈들을 죽이긴 하지만, 우리가 기대한 건 그런 모양새가 아니잖아. 1편과 2편의 숲 속에서 했던 그런 것! 3편의 동굴에서 했던 그런 것! 그 그런 것이 이 영화엔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람보가 머신건을 들고 그것만 줄창 쏴댄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큰 규모의 후반부 액션 씬에서 그것만 쏘고 앉아있다. 그리고 탄약 다 소비하니까 영화 끝남. 화살 좀 더 쏴주고 매복 좀 더 해주고 그랬어야지, 왜 이리 인심이 각박해지셨나.
좋아. 백 번 양보해서 액션 영화적 쾌감은 그렇다치자. 그럼 20여년만에 돌아온 시리즈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그 캐릭터 자체를 온전히 보여주며 감정적인 드라마를 안겨주는 것. <로건>에서 우리가 보았던 그런 것. 그런 건 좀 해줄 수 있었던 것 아니냐? 영화 중간에 람보가 악몽을 꾸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이전 시리즈의 클립들이 편집되어 보여진다. 그래... 그렇게까지 했는데 람보라는 인물에게 좀 더 감정적으로 접근해보지 그랬어... 지금 버전은 그냥 동어반복에 심지어 이전 것들보다 캐릭터가 더 안 보이잖아...
영화가 그냥 처절하고 너절하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왜 스탤론이 5편을 만들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영화로 이 시리즈 종지부 찍기엔 너무 아쉬웠던 거지. 너무 아까웠던 거지. 스탤론 형, 나 지금 <람보5 - 라스트 워> 보려고 극장 앞 카페에 나와있어... 부디 그 영화로는 시리즈의 막타를 잘 때려주길 바라...

감독이 스탤론인데 현장에서 이렇게 연출하고 있으면 감히 누가 감독님께 태클을 걸 수 있을까.
뱀발 - 가지 말라는 데에는 좀 가지 마라.
덧글
포스21 2019/10/29 18:20 # 답글
CINEKOON 2019/10/29 22:29 #
로그온티어 2019/10/29 21:04 # 답글
CINEKOON 2019/10/29 2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