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00:47

올림포스 해즈 폴른, 2013 대여점 (구작)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 이어 백악관이 털리는 영화. 그래도 2013년 당시 개봉은 이쪽이 좀 더 빨랐던 모양.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마찬가지로, 결국엔 이 영화 역시 <다이하드>의 또다른 변주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화이트 하우스 다운>보다도 더 <다이하드>스러운 영화지.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그래도 경호요원과 대통령 콤비로 이야기를 끌어갔잖아. 이 영화는 그딴 거 없음. 미국 대통령이면 뭘해, 여기선 그냥 인질 1에 불과한데. 결국엔 경호요원 주인공 혼자 독고다이로 싹 다 쓸어버리는 영화 되시겠다.

이 영화가 웃겼던 게, 내게 롤랜드 에머리히를 다시 보게 만든 영화였다는 점이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 보면서 실망 했었는데, 그래도 이 영화 보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 영화는 양반이었어.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최소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영화였다. 백악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잘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불만족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어떻게든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려 고민한 노력이 보였다. 백악관 내 주방과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싸움 뿐만 아니라, 백악관 앞 마당에서의 빙글빙글 카체이스 등이 존재해 그나마 이완조절이 확실했다. 그렇다면 <올림포스 해즈 폴른>은? 그런 고민 1도 없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제라드 버틀러가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이는 백악관 복도에서 주구장창 싸우는 게 전부.

액션이 존나 단조롭고, 그나마 하는 유머들도 죄다 불발탄.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더 낫더라. 도긴개긴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 도토리 키재기 리그 안에서도 확실한 순위가 있는 법. 하여튼 액션도 별 것 없고, 제라드 버틀러가 연기하는 주인공 캐릭터 역시 캐릭터성으로만 치자면야 보잘 것 없는 수준. 

영화 내 주적으로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가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영화 보는내내 어설픈 재외동포 한국어를 들을 수 있는 기묘한 할리우드 영화. 근데, 일단 악감정은 없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처럼 보다 더 성숙한 악역 설정을 했더라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이런 설정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미국 영화인데 악당을 미국 내에서만 만드는 것도 한계가 있지. 그리고 이렇게 악당 로테이션 동아시아나 중동 쪽으로 놓고 돌리는 게 하루 이틀 새로운 일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꽤 관대한 편이다. 그렇게 따지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악당으로 만드는 할리우드 영화들 지금까지 우리가 안 즐겨온 게 아니잖나. 이런 장르 이런 영화에서는 보는 사람에 따라 정치적 올바름 따위 한 수 접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 따지지 않고 보아도 악당들이 형편 없다. 최소한의 감정적 논리가 있었던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악당과는 다르게, 여기 나오는 강씨 악당.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놈일 뿐이라는 거. 이상하고 어설픈 한국어 쓰는 것도 한 수 접어줄 수 있지만, 그런 걸 다 차치하고 보더라도 워낙 형펀없고 카리스마 없는 캐릭터임. 대체 백악관 어떻게 접수한 거야.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이 영화까지 보고나니, 백악관이 갑자기 좆밥처럼 보이네. 공교롭게도 둘 다 테러리스트들이 백악관을 접수하는 방식이나 점령 후 프로토콜 등이 비슷해 보인다. 백악관을 점령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게 공공연히 알려져 있기라도 한 것일까? 근데 이역만리 타국의 일반인인 내가 보아도 한없이 현실성 떨어져 보이는 계획이던 걸? 어째 처음부터 끝까지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랑만 비교하는 것 같네

뱀발 - 엔딩 크레딧에서 감독 이름으로 안톤 후쿠아 뜨는 것 보고 충공깽. 감독이 당신이었어? 당신 정말 오락가락 하는 군!

핑백

  • DID U MISS ME ? : 화이트 하우스 다운, 2013 2019-11-15 00:47:21 #

    ... 이번주에 개봉하는 &lt;엔젤 해즈 폴른&gt; 챙겨보려고 이전 시리즈들 쭉 보려했는데, 정작 먼저 보게 된 건 뜬금없이 이쪽이다. &lt;올림포스 해즈 폴른&gt;과 같은 해에 개봉 되었으면서 백악관이 테러 당한다는 이야기 구조가 같으며, 심지어는 테러범들에게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특수 부대 ... more

  • DID U MISS ME ? : 런던 해즈 폴른, 2016 2019-11-16 14:24:21 #

    ... 백악관에 이어, 이번엔 런던 전체다. 이 정도면 다른 나라 가서 깽판치고 랜드마크 두들겨 부수던 옛 할리우드 액션 영화들의 맛을 그대로 내려는 기획이 맛구나- 싶기 ... more

  • DID U MISS ME ? : 엔젤 해즈 폴른 2019-11-16 14:48:12 #

    ... 백악관과 빅벤을 와장창 내놓고 보니, 이젠 랜드마크 건물 무너뜨리기에는 질렸던 모양이다. 그저 그랬던 테러리즘 소재 액션 영화 시리즈의 신작은, 이번엔 '누명극'으 ... more

덧글

  • 정호찬 2019/11/15 13:30 # 답글

    더 신기한 건 이번에 3탄!까지 나왔단 사실이지요......
  • CINEKOON 2019/12/03 10:37 #

    사실 그거 보려고 이거 다 시작한 거라...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