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6 14:48

엔젤 해즈 폴른 극장전 (신작)


백악관빅벤을 와장창 내놓고 보니, 이젠 랜드마크 건물 무너뜨리기에는 질렸던 모양이다. 그저 그랬던 테러리즘 소재 액션 영화 시리즈의 신작은, 이번엔 '누명극'으로써의 변주를 시도하며 건물이 아닌 사람을 무너뜨리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번에 무너지는 바로 그 사람은 시리즈의 메인 주인공, 마이크 베닝. 근데 대통령의 수호천사라고 제목에서부터 비장하게 까는 거 좀 느끼하지 않음?


스포 해즈 폴른!


수많은 누명극이 있다. 억울하게 남의 죄를 뒤집어 쓰거나, 아니면 말그대로 누군가가 쳐놓은 함정에 빠져 꼼짝없이 진범으로 몰리거나. 쫓기거나, 법정 투쟁하거나. 아예 이런 이야기 얼개를 장르의 주력 엔진으로 삼아버린 하위 장르들도 있다. <본> 시리즈로 대표되는 에스피오나지 장르가 특히 그럴 것이다. 하여튼 이 누명극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만 만들면 최소한 재미의 평균값은 하는 이야기 구조다. 쫓고, 쫓기고.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희열을 느끼기에 좋은 이야기 구성 아닌가. 억울하게 고구마 백 개 먹이다가 마지막에 사이다 한 사발로 쾌감 느끼게 하기에도 좋고.

문제는, 모든 누명극은 추격극인 동시에 추적극이란 것이다. 두 발로, 자동차로, 헬기로 하는 동적인 추격도 중요하지만, 그 함정을 쳐놓은 것이 누구고 그래서 진범은 어디있는지 등을 추리해야하는 미스테리 추적극으로써의 면모도 중요하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미스테리 또는 스릴러 장르의 추적극은 범인이 누구고 진상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관객에게 최대한 많이, 그리고 최대한 오래 숨기는 데에 성공해야한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서 이 영화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음모라는 검은 단어를 써주기에도 창피한 수준이다. 음모는 말그대로, 그늘 음에 꾀 모를 쓰는 단어다. 이 영화 속 음모에는 그늘 따위가 없어. 이렇게 훤히 들여다보이는 계획을 음모라고 불러줘야 하냐. 영화 중반부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부통령이 최종 흑막인 것 같더라. 심지어는 나 혼자 그런 생각도 했어. '그건 너무 뻔하지. 페이크 최종 흑막이고 실제로는 다른 흑막이 존재하는 구성이겠지?' 개뿔, 그런 거 1도 없어. 세상에 아직도 전쟁 일으키고 싶어서 대통령 제거하려드는 부통령 악당이 존재하는 영화가 있다니 말세로다, 말세야. 심지어 주인공의 오랜 친구로 나오는 대니 휴스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배우는 사악한 군인 악당 전문 배우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 대통령 암살 테러 일어나기도 전에 이 사람 나와서 주인공과 하하호호 하는 꼴 보고 벌써 짐작함. 아, 이 새끼가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 멕이려 드는 놈이로군.

액션성은 전편들로부터 여전히 나아진 것 없지만, 그럼에도 누명극이 주는 기본적인 재미가 없는 건 또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건 대충 만들어도 기본값은 하는 이야기인 거라. 아,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주인공의 숨겨진 아버지로 캐스팅이 닉 놀테라니! 극장에서는 오래간만에 뵙는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성의 없는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이야기 구성을 살짝 바꿔 전편들보다는 조금 나아진 모양새. 다시 말해, 시리즈의 최고작은 바로 이 3편일 것이다. 근데 이 퀄리티로 시리즈의 최고작 타이틀을 따내다니, 정말이지 이 시리즈에도 미래가 없어......

뱀발1 - 주인공 아내 역할의 배우가 바뀌었다. 근데 언젠가 말했듯 나 이런 배우 교체 별로 안 좋아해서... 그냥 그랬음.
뱀발2 -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그렇게 빨리 퇴장할 줄은 몰랐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예상치 못했던 부분.
뱀발3 - <존 윅> 시리즈의 개근 출연진인 호텔리어 랜스 레드딕이 나온다. 근데 얼마 전 봤던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서도 나왔었거든. 화면에 갑자기 나오니까 순간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이 영화 1편이었던가 싶어 헷갈렸음.

덧글

  • 로그온티어 2019/11/16 19:23 # 답글

    추격/누명극은 항상 그런 느낌이 들어요. 누명 쓴 사람이 일반인이면 그 일반인이 좆됬다는 아찔한 기분으로 보는데, 누명 쓴 사람이 후로페셔널이면 다른 감정이 든단 말입니다. 여기서 "전미가 쫓는다"는 말을 포스터에 갈기면 "전미가 좆됐다"는 말로 읽혀지게 되죠

    그리고 영화를 보면, 그건 착각이 아니라 진짜더군요.
  • CINEKOON 2019/12/03 10:36 #

    전미가 좆됐다 시리즈 중 갑은 아직 <존 윅>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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