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20:29

좀비랜드 - 더블 탭 극장전 (신작)


가장 놀라운 건 전편 주역들의 재등장이다. 시리즈 영화에서의 출연진 유지야 당연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일단 10년만의 속편이었다는 게 주효한 거지. 그리고 그 10년 동안 전편의 주역들은 그새 그 위상이 달라졌잖나. 우디 해럴슨이야 오래전부터 꾸준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최근 10년은 정말이지 최고였지. <한 솔로>나 <헝거게임> 같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영화들에서 뿐만 아니라 <쓰리 빌보드>, <하이웨이맨> 같은 묵직한 영화들에서도 선굵은 연기 보여줬었으니까. 심지어는 못 본 영화지만 중간에 <터키>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도 했네. 하여튼 다작한 데다 찍은 영화들 모두 괜찮았으니 인정할 수 밖에. 제시 아이젠버그는 두 말 할 필요 없이 <소셜 네트워크>로 홈런 쳤고 여전히 잘 하잖나. 아, 두 말 할 필요 없는 사람 하나 더 있네. 엠마 스톤이라고... 하여튼 한 사람도 빠짐없이 10년만의 속편으로 다시금 의기투합 했다는 점. 이걸 존나 높이 사고 싶다. 

전개에 있어서 전편보다 새로운 건 역시 없었다. 애초에 전편도 존나 콤팩트한 이야기이긴 했지. 10년만에 나온 것치고는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었던 속편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대안 가족 내부에서 벌어지는 지극히 가족적인 갈등과 봉합이 이 이야기의 전부이니까. 메디슨이나 버클리 같은 새 캐릭터들이 첨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다들 조미료 정도지 메인 디쉬는 아니잖나.

대신 영화는, 전편보다 드립을 더 무장해 돌아왔다. 현실적이라 발랄해보였던 전편의 그 유머 감각. 그걸 좀 더, 그리고 좀 자주 하는 느낌. 좀비들을 종류 별로 나누며 호머나 T-800 등의 이름을 붙여 대중문화 메타 드립 치는 것도 재밌었고, 전편의 '올해의 좀비 킬' 아이디어를 좀 더 키워 재미나게 보여주는 점 등도 흥미롭다. 그 부분에서는 확실히 온라인 게임 느낌이었음.

핏줄로 엮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라는 전편의 주제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동시에, 집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새 주제로 잘 이어붙인다.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좋고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모습도 괜찮다. 다만 가장 큰 문제가... 클라이막스를 그냥 날려버렸다는 점. T-800이라는 압도적 악당들을 설정해놓고도 제대로 쓰질 못한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제대로 쓰지 못한다기 보다 제대로 쓸 생각이 애초 없었다가 더 가까울 것이다. 그만큼 좀비 활용도는 오히려 전편보다 못하다. 전편도 좀비에 별 관심 없는 영화였는데 오히려 그것보다 더 관심 없어졌어!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영화다. 새로운 걸 과감히 시도하기 보다는, 잘해왔던 걸 집중적으로 더 많이 준비한 영화의 느낌. 근데 이런 기획이면 <비포 선셋> 느낌인데. 3편도 나올 거면 10년 후에 나오는 거야?

뱀발 1 - 빌 머레이의 죽음은 대체 어떻게 알려진 걸까. 거기 있던 네 명이 10년 사이에 나불 거렸던 게 아닌 이상.
뱀발 2 - 아비게일 브레슬린 진짜 많이 컸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11/22 00:22 # 답글

    제시 아이젠버그 잘하죠. 전 아메리칸울트라와 렉스루터 때 입덕했어요
  • CINEKOON 2019/12/03 10:35 #

    전 <소셜 네트워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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