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19:07

여배우는 오늘도, 2017 대여점 (구작)


꼭 여배우가 아니더라도, 이른바 연예인이라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환상. 그리고 이제는 그 이면의 괴로움 또한 우리 역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유명한 사람들은 밖을 편하게 다니기 힘들겠지-. 누구 만나 연애 하기도 힘들겠지-. 어디 가서 술 먹기도 힘들겠지-. 싸인 하느라 손목 아프고 힘들겠지-, 등등. 하지만 그 괴로움들은 어찌되었든 우리 모두가 쉽게 떠올리고 상상해 볼 수 있는 괴로움들 아닌가. 알고 보면 그 괴로움들 보다 더 밑의 얄궂은 괴로움들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항상 허들을 두고 사는 삶. 모든 게 당연시되는 삶. 영화가 그걸 보여 준다. 다른 이들은 괜찮다고 하겠지만, 스스로의 기준 내에서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 얼굴 팔려 힘들고, 꾸준한 몸매 관리 때문에 힘들다고? 다른 고통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배우'라면, 처음 보는 비연예인들과 조우할 때도 화장실 한 켠에서 화장을 해야한다. 화장을 고칠 때에도 선글라스를 벗을 수가 없다.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다. 위로해준답시고 내게 건네는 말들에 더 스트레스 받게 된다. 주위 사람들은 나의 유명세 덕 좀 보려고 별별 부탁을 다 한다. 근데 그걸 또 거절할 수 없다. 자존심도 낮지 않은데, 함께 하고싶은 감독한테 알랑방귀 뀌어야 한다. 근데 또 누군가는 그런 나를 보고 불여시라고 욕하겠지. 이런 시발.

문소리의 연출작인데 사실 감독으로서의 문소리보다 배우로서의, 특히 여배우로서의 문소리가 많이 투영된 일종의 메타 영화적 재미가 더 크다. 막말로 문소리가 감독 했어도 주연 배우가 문소리 정도의 배우가 아니었다면 그 재미가 많이 반감 되었을 거라 생각함. 연출에서 아주 인상적인 부분은 없지만 문소리라는 좋은 배우를 주관적 + 객관적으로 잘 담아내는 방식 하나만으로도 이미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암시되는 희대의 명감독, 안 감독은 누구일까. 다른 사람들은 다 실명 거론 했으면서 정작 이건 안 했네. 문소리 감독님, 공개 하기에 이건 너무 느끼했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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