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19:47

마스크, 1994 대여점 (구작)


짐 캐리의 전성기 시절 영화들 중 <에이스 벤츄라> 시리즈와 <라이어 라이어> 등이 그의 다양한 얼굴 표정에 모든 것을 거는 영화들이었다면, <마스크>는 짐 캐리의 얼굴도 얼굴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타고난 태에 더 집중하는 영화다. 녹색 고무 마스크 디자인도 엄청 잘 했고, 그 마스크를 뚫고 올라오는 짐 캐리의 얼굴도 뛰어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거진 다 짐 캐리 태에서 나오는 것.

짐 캐리가 꿈꾸는 수퍼히어로라 할 만하다. 이 쪽 장르의 일반적인 주인공이었다면 능력 얻고 각성해서 범죄와 싸웠겠지. 하지만 입키스는 그러지 않는다. 목적이 여자 꼬시는 것이었든, 은행 터는 것이었든 간에 잠깐, 수퍼히어로라며 그의 근본적인 목적은 결국 남들을 웃기는 것 내지는 자신이 자신의 모습에 웃는 것. 그렇게 보면 모든 코미디언들이 꿈꾸는 수퍼히어로 비전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하고.

현 시점에서 리메이크 하면 깔끔하고 현실적인 CGI로 더 세련된 모습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지다가도 애초 영화 특수효과의 컨셉이 지극히 카툰에 가까워서 이 풍미가 새롭게 날까 싶은 의문이 든다. 딱 이 시대 그 때 그 감각으로만 만들 수 있었던 영화. 종종 눈에 띄는 CGI의 풋풋함도 어째 영화가 부러 의도한 것들처럼 느껴져 할 말 없게 만든다.

짐 캐리라는 배우로서는, 자신을 알리는 데에 최상의 포트폴리오였을 것이다. 웃긴 표정 지을 수 있다는 거 보여줘, 춤과 노래도 가능한 사기캐라는 것까지 증명해, 여기에 멀대 같은 키로 별 시덥지 않은 몸개그들까지 다 소화해낼 수 있음을 선보인다. 게다가 카메론 디아즈 같은 미녀가 반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설득력마저 부여하는 그 잘생긴 얼굴. 시발, 이거 보고 짐 캐리 주가가 떨어졌으면 그건 그거대로 부조리였을 테지.

말 나온 김에, 카메론 디아즈 최고의 리즈 시절도 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걸 꼭 한 번 더 언급해야 하겠다. <미녀 삼총사>나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때도 예뻤지만,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는 정말이지 여신 중의 여신. 더불어 전형적인 금발백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그 자체에 함몰되지 않고 오히려 주도권을 잡았다는 점에서 더 예쁨. 하여튼 짐 캐리나 카메론 디아즈나, 이 때부터 싹수가 파릇파릇했던 건 부인할 수가 없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12/15 21:54 # 답글

    이걸 보고 짐캐리가 조커가 되길 희망했고, 현재 DC영화에서 [조커] 얘기 나올 때도 제발 짐캐리가 조켜였으면 좋겠다고 기대햇죠. [조커] 볼 때도, 저기에 짐캐리가 있었어야 했어라면서 울분을 표하다 [소닉]의 에그맨이 된 짐캐리를 보고 인생은 거대한 농담이라고 믿고 자지러지게 웃어버렸습니다.
  • CINEKOON 2019/12/21 21:44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사 역시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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