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1 14:47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 2015 대여점 (구작)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개봉을 앞두고 재감상. 사실 <라스트 제다이>까지 다시 보긴 했었는데 그건 리뷰 이미 했더라고. 물론 재감상 하면서 평가가 약간 하향된 부분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솔직히 말하면, 일단 재밌게 본 것은 맞다. 그런데 그 재밌게 봤다는 것에,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그랬냐-라고 묻는다면 글쎄. 이 영화를 재밌게 본 건 액션 연출과 그걸 받쳐주는 최신 CGI 기술, 그리고 기존 시리즈의 투박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짐짓 세련되어진 듯한 프로덕션 디자인. 여기에 과거 향수 팍팍 뿌려주는 원년 멤버 배우들의 귀환. 딱 그것들 때문이었다.

일단 CGI 기술의 최신화는 굳이 따져 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니 차치하고. 좋은 액션 연출이 있다. 시리즈 최초 같은데, 공중전과 지상전이 이렇게 한데 어우러지는 액션 디자인은 그동안 없었던 듯함. 타코다나 행성에서 저항군과 퍼스트 오더가 벌였던 전투가 그렇다. 포 다메론의 엑스윙 편대가 타이 파이터들과 교전하다가 퍼스트 오더 지상군들까지 조지는 연출이 압권. 그 외에는 역시 시리즈 전통의 라이트세이버 대결이 있을텐데, 난 스타킬러 베이스 숲에서 카일로 렌과 레이가 벌인 그것도 꽤 좋았다고 본다. 일단 이건 개인 취향 차이일 것이다. 나는 프리퀄 시리즈의 광선검 결투들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나마 그 중 제일 나았던 건 당연히 <시스의 복수>에서 무스타파를 배경으로 오비완과 아나킨이 벌인 대결이긴 하다. 허나 프리퀄 3부작의 광선검 결투는 너무 과잉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명색이 목숨 걸고 하는 칼싸움인데 쓸데없는 동작이 너무 많아. 뭔 발레 공연 보러 온 것도 아니고. 난 동작 크고 빠르게 쓸데없이 돌리는 프리퀄 광선검 연출보다는 사무라이 영화처럼 움직임 하나하나에 무게가 더 실리는 일기토 형식의 광선검 연출이 더 좋다. 그래서 이 영화 속 광선검 대결 장면도 나름 좋아함. 

이 영화 개봉당시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밀레니엄 팔콘과 한 솔로 & 츄바카 등장 장면에서는 정말 뭉클 했었지. C3PO랑 R2 콤비도 그렇고 레아 공주는 더 말할 것 없었으며,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날렵하게 리디자인된 엑스윙의 신버전에서는 거의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그만큼 프로덕션 디자인과 기존 배우들의 재등장에 대해서는 할 말 없음. 아, 그렇다고 해서 새롭게 등장한 배우들과 그 캐릭터들이 싫다는 건 아니다. 너무 완벽하게 강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레이를 좋아한다. 근데 사실 카일로 렌을 더 좋아함. 가면 디자인이랑 거기에 후드 덮어 쓰는 거, 쌈박 하잖아. 광선검의 크로스가드 디자인도 남들 다 구리다던데 난 멋지기만 하더라. 

문제는 이야기에 있다. 이거 너무 <새로운 희망>의 노골적 리패키징 아니냐고. 처음 볼 때 신나서 보긴 했었지만, 그 신남의 대부분은 다 상술했던 이유들에서 나왔던 거고. 이야기는 진짜 형편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막말로 퍼스트 오더 이 놈들은 빠가사리인가, 죽음의 별 두 개나 날려먹고도 스타킬러 베이스라는 행성파괴 무기에 또 집착한다고? 퍼스트 오더가 이 정도로 세력을 키울동안 신 공화국은 대체 뭐한 거야? 퍼스트 오더가 아우터 림에서 세력을 키웠기 때문에 신 공화국은 그걸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왐파 눈 퍼먹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시리즈 역사상 스톰 트루퍼가 가면을 벗고 주인공 행세를 했던 적은 없었다. 변절했던 적이 없었다고, 최소한 실사 영화 시리즈에서 만큼은. 그럼 핀이라는 캐릭터로 뭔가를 더 했어야지 않냐? 포도 아쉬운 건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최소한 멋진 액션들을 펼쳐주잖아. 핀은 대체 왜 만들어둔 캐릭터인겨...

JJ 에이브람스는 분명 괜찮은 감독이다. 지금까지 그가 만들었던 작품들 대부분을 좋아하기도 하고. 허나 '떡밥의 제왕'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일을 벌이는 데에는 재능이 있지만 그 벌려둔 일을 수습하는 데에는 별 재능이 없다. 그러니까 걱정이라는 거야. 3부작의 첫편은 당신이 만들었어도 돼. 아니면 3부작을 통째로 당신이 다 만들어 책임을 지던가. 같은 기조로 밀고 나가던가. 근데 중간에 라이언 존슨이 들어와 이었던 이야기를 이번에 당신이 다시 급하게 마무리 짓는다고? 당신 이거...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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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12/21 20:07 # 답글

    이번 만달로리안 드라마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리뷰해주실거죠?
  • CINEKOON 2019/12/21 21:43 #

    저도! 엄청나게 보고싶지만!

    디즈니 플러스가 내후년에나 들어온다면서요...?
  • 로그온티어 2019/12/22 00:39 #

    ?????????

    본 사람은 어떻게 본 거지;; 전 왓챠플레이에 들어온 줄 알았어요
  • 정호찬 2019/12/22 09:57 # 답글

    결국 쌍제이 못한 거 같습니다. 수습이라고 해놓은 꼬라지 보니까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어요. 떡밥 던지고 안푸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렇게 안풀고 가는 짓은 언젠가 스토리 못푸는 독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네요.

    애초에 이 시퀄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제다이의 귀환 마지막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악당을 물리치고 모두모두 행복하게 잘살았습니다"의 결말인데 여기서 더 스토리를 풀 거면 로그원처럼 외전격으로 하던가 망했지만 한 솔로처럼 과거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했어야 하는데 퍼스트 오더 재건하고 황제 재림하고 이건 에피소드 123456 모두 헛짓거리했다는 거 아닙니까.
  • CINEKOON 2019/12/23 17:35 #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제다이의 귀환>으로부터 아예 몇 세기 이후를 배경으로 삼거나, <한 솔로>나 <로그 원>이 그랬듯 기존 시리즈들의 사이 사이를 배경으로 해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만 했어도 충분히 재밌었을 거라 생각해요. 앞서 말한 두 스핀오프도 그렇고, <클론 워즈>나 기타 애니메이션 시리즈들도 다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만, 어쨌거나 추억팔이의 힘은 강할테니 아직 생존해있는 원년 멤버 역할의 배우들을 한 번 더 출연시키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딱 그거 하나로 기획된 3부작이 아니었을지...
  • IOTA옹 2019/12/28 09:27 # 답글

    철저하게 상상력이 부재한 삼부작이었고 액션은 게임만도 못합니다.
    게임 배틀프론트2 컷신들만 모아봐도 디즈니 삼부작보다 스펙타클해요.
    편당 2억달러 이상써가며 스타워즈의 아이템들로 고작 이런것밖에 못뽑다니...

    완전 새로운 이야기 하다가 혼자 망했으면 모르겠는데 기존 6편에다가도 똥칠만 가득 해놓고 어처구니없게 끝나버렸어요.

    결국 기존 6작품은 다스베이더에 대한 이야기였고 아주 훌륭한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는데 이것들로 인해 훼손되어버렸어요.

    미국인들이라면, 게다가 이쪽판에 뛰어들어 영화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스타워즈를 보고 큰 추억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법한데 요따구 영화들을 찍었다는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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