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3 16:58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1983 대여점 (구작)


대단원의 마무리인 줄 알았던 작품. 몇 십년 후에 이 이후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나올 줄이야 상상도 못했었지. 하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마무리한 영화인 건 사실이니 대단원이라면 대단원이라 하겠다.

<새로운 희망>에 이어 타투인 행성이 다시금 등장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1막을 책임지고 있는 행성. 어릴 적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도입부가 좀 간지난다고 생각했다. 사실 <새로운 희망>과 <제국의 역습>을 보고 연이어 이 영화를 고른 거라면, 관객 입장에서는 분명 루크 스카이워커의 모습을 얼른 다시 보고 싶어할 텐데, 이 영화는 루크의 모습을 시작부터 까질 않는다. 그렇다고 레아부터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한은 탄소냉동된 상태이니 그 역시도 먼저 등장 하지 못하는 상태.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이 영화가 간지난다고 생각했었다. 주역 3인방보다 R2와 3PO가 먼저 나와 자바에게 밑밥까는데, 그게 존나 쿨해 보였다. 관객들이 보고 싶어 안달나 있는 게 뭔지 알고 있고, 또 그걸 쉽게 보여줄 생각은 없다- 라고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엄청 능수능란해 보였음, 영화가.

이 시리즈의 팬덤에 속해있는 사람 가운데, 자바 더 헛의 성에서 레아가 입고 있던 바로 그 비키니에 페티시가 없던 사람은 전무할 것이다. 근데 진짜 이 옷은 볼 때마다 너무 야한 느낌이다. 자바가 그만큼 호색한이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이로써 이 시리즈가 진짜 어린이 타겟의 애들용 영화가 아니었다는 게 확실해진다. 

보바 펫은 바보 펫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게 허무한 죽음을 맞는다. 물론 이후 덧붙여진 설정에서 끝내 살아남는 것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그럼에도 허무한 건 허무한 거. 근데 이 정도로 인기가 많고 나조차도 끝내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거 보면, 확실히 코스츔 디자인이 끝발나게 잘 된 케이스란 생각도 들고.

<라스트 제다이>를 좋게 보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 영화에 가해지는 코어 팬들의 비판 역시 이해 가능하다. 그럼에도 그 중에서 레아의 포스 사용 씬이나 홀도 제독의 카미카제 씬은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데, 루크가 자신의 조카인 벤 솔로를 포기했다는 묘사 만큼은 수긍이 가질 않는다. 왜냐면, 이 양반은 <제다이의 귀환>에서 아버지를 결코 포기 하지 않았었거든.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진짜 대단한 거다. 제아무리 친부라 할지라도 솔직히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지, 딱히 함께 보낸 시간이 없었잖아. 그나마 함께 보낸 시간의 대부분은 서로 칼 섞느라 바빴고. 다스 베이더는 자신에게 아들이 있는지조차 몰랐었다. 그리고 다스 베이더는 많은 반란군 뿐만 아니라 얼데란을 파괴하는데도 동조하는 등 여러 무고한 민간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자다. 그런데 이런 자를 단순히 친부라는 이유로 용서하고 감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건 진짜 루크가 성인군자 수준의 마음씀씀이를 쓴 거라고 본다. 진짜 냉정하게 말해 나였으면 황제 앞에서 다스 베이더 벌써 죽였어. 

<새로운 희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 바로 모래투성이의 타투인이다. <제국의 역습>은 얼음행성인 호스의 풍경이 피어오르고. 그리고 <제다이의 귀환>은, 어쩔 수 없이 울창한 숲의 엔도다. 거기서 벌어지는 스피더 추격전이나 각개전투는 꽤 재밌게 봤다. 물론 희대의 전투종족 이웍들이 제국의 정예군을 다 털어버리는 거 보고 있으면 실로 내 어이도 다 탈탈 털려버릴 지경이긴 하지만. 그래도 AT-ST를 이용한 액션 같은 건 대단히 재밌어 보인다. 아, 근데 AT-ST 이야기 나온 김에. 제국 이 놈들은 방산비리라도 저지른 건지 왜 다 퀄리티가 이 모양이야? 아무리 주인공 보정을 받았다해도 통나무 쓰나미나 돌멩이 투척에 이 거대병기가 쓰러지는 꼴 보고 있으면 진짜 햐......

한 솔로가 3PO 갈구는 거 유재석이 조세호 갈구는 것 같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솔로도 속으로는 존나 즐기고 있는 느낌. 유머는 <새로운 희망>과 <제국의 역습> 딱 그 중간 어느 지점에 위치한 듯한 느낌. <새로운 희망>보다는 유머가 많지만, 그 질로는 <제국의 역습>을 못 따라간다.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재미를 주기는 하는 편.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과거 작품들에 가했던 여러 수정사항들에 대해서 잠깐이나마 언급을 해야할 것 같은데...... 진짜 넓은 아량으로 <새로운 희망>이나 <제국의 역습> 속 수정사항들엔 아주 큰 불만이랄 게 없다. 그나마 있는 거 굳이 꼽자면 'Han shot first' 정도? 근데 진짜 <제다이의 귀환> 결말부에서 포스의 영으로 아나킨 스카이워커 젊은 모습 마개조해 넣은 건 용서 못하겠다. 일단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표정 연기 문제가 있다. 발연기의 대가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이 양반이 에피소드 2와 3에서 보여줬던 표정 연기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유의 징징 대는 대사톤이 문제지... 하여튼 표정 연기를 크게 못 봐줄 정도는 아닌 배우인데, 어째 이 영화 속 그 장면에서는 포인트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이건 100% 감독 책임이지. 막판에 감화되어 아들 구하고 죽었는데, 어째 포스의 영으로 다시 만난 아나킨의 표정은 또 흑화한 듯한 분위기다. 자기가 구했고 또 자기를 구했던 아들을 왜 그런 식으로 야려보는 거야. 더불어 의미도 퇴색 되었는데, 아들을 구하며 진정한 제다이로 귀환한 아나킨이잖나. 그러면 당연히 귀환한 시점의 얼굴을 갖다 써야지. 왜 흑화한 시점의 얼굴을 갖다 쓰냐고...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헤어스타일을 보니 <클론의 습격> 시점도 아니고 이건 그냥 명백하게 <시스의 복수> 속 흑화 타이밍의 모습이잖아... 괜히 이것 때문에 이 시리즈 개봉 순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만 헤매게 생김.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다시 정주행한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보니, 확실히 정반합 같은 3부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창세기를 유감없이 열어젖히고, 또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성을 띈 첫편. 영화 역사상 하나의 선례를 만들었을 정도로 결말에서 주인공이 꼭 이길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소포모어 징크스쯤은 가볍게 씹어먹는 퀄리티로 돌아온 속편. 그리고 앞선 두 영화에 비해 조금 모자라다는 평가를 듣지만, 그럼에도 이 3부작의 마지막을 안정적으로 닫은 최종편까지. 여러모로 아쉬움없이 완벽한 구성을 보여주는 3부작 구성이었다.

오리지널 트릴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더 많지만, 어차피 평생동안 계속 반복해 볼 영화라 일단은 이쯤에서 그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정복했으니, 프리퀄 트릴로지로 다시 나아가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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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20/01/04 01: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1/04 14:1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0/01/04 19: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IOTA옹 2020/01/13 13:06 # 답글

    아주 어렸을적 TV서 본기억은 있지만 제대로 스타워즈 본건 중학생때였습니다.
    성에 눈을 매우 늦게 뜨다보니 레아의 황금비키니는 별 감흥 없었고....
    초반 자바의 궁전장면은 몇번을 돌려봐도 지루했고 이웍은 나름 귀엽긴 했지만 역시나 황제가 직접 언급한 제국 정예와의 매치업은 에러같아요.
    그거빼곤 다 좋았어요.
    마지막 팰콘이 화염을 뚫고 탈출하며 랜도가 이~~~~하 할때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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