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0 01:14

<스타워즈> 시퀄에서 가장 아쉬운 것 객관성 담보 불가

개인적으로, 디즈니가 만들어낸 <스타워즈> 시퀄 트릴로지에는 좋은 것도 많았지만 아쉬운 것도 참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게......


스포일러의 역습!






<깨어난 포스>를 통해 시퀄 트릴로지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다름 아니라 카일로 렌과 헉스, 파스마 셋의 삼두정 묘사였다. 물론 그 위에야 스노크가 있었지만 있었는데... 잘렸읍니다... 어쨌거나 그는 수프림 리더잖아. 말그대로 최고 지도자니까. 그 밑에서 최고 지도자에게 잘 보이려고 서로를 견제 하면서도, 각자 맡은 부분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그런 삼두정이 보고 싶었다. 일단 존나 간지잖아. 칼잡이에 총잡이, 그리고 혓바닥잡이까지.


헉스는 일종의 행정 및 정치 지도자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깨어난 포스> 시점에서 퍼스트 오더 내 대부분의 큰 군사적 결정들은 모두 그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물론 카일로 렌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아, 그 모든 걸 다 스노크에게 일일이 1차적으로 컨펌 받아야 했던 것도 당연. 하지만 어쨌든 간에 스타킬러 베이스 기동식에서 대찬 연설을 했던 것 역시 그 아닌가. 그런 식으로 퍼스트 오더의 정치 행정 체계를 야금야금 먹어치우며 스노크에게 인정받기 위해 카일로 렌과 라이벌 각을 서로 더 세웠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허나 현실은......


???? : 싫은데?

<라스트 제다이>를 거치며 일종의 개그 캐가 된 헉스는, 결국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다음은 파스마. 헉스에 비해 좀 더 군 통솔자 느낌인데, 일단 설정 상으로는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들을 훈련시키고 다듬는 실질적 교관처럼 묘사되어 있다. 이 캐릭터가 매력적인 게, 스노크 제외 퍼스트 오더에서 TOP 3 서열 안에 들어가는 권력자인데도 직접 갑옷 두르고 현장에서 싸우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는 것. 게다가 장신에 여성이야. 존나 멋지잖아. 게다가 갑옷은 크롬 메탈 도금! 여기에 망토는 덤! 와- 간지 쩐다! 허나 현실은...


여기 관광 갔다가


나중에 추락사. 
그것도 일개 스톰 트루퍼 출신 탈영병이랑 맞다이 까다가 사망......


다음은 카일로 렌. 내가 시퀄 트릴로지에서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다. 물론 결말 빼고 시스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가 공고히 한 적은 별로 없지만, 어쨌거나 시스 특유의 검은 복장과 붉은 라이트 세이버가 간지를 뿜어낸다. 헉스가 정치 행정 체계, 파스마가 실질적 군사 훈련 담당이었다면 렌은 일종의 먼치킨 같은 느낌. 좀 더 구체적으로 비유해서 말하면... 헉스는 어벤져스의 아이언 맨 같은 존재인 셈일 거다. 그냥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때. 전체적인 전략을 통솔하고 행정 체계를 관리하는 느낌이니까. 파스마는 캡틴 아메리카에 가깝겠지. 일선에서 뛰며 진두지휘하는 역할인데. 반면 카일로 렌은 토르 같은 존재다. 같은 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휘하의 다른 장병들이 안심하게 되는. 오히려 복도에선 도망가던데? 생각해 봐라. <깨어난 포스>에서 이 놈은 발사된 블라스터 광선도 공중에서 움켜잡아버린 놈이다. 현대전으로 치면 염력으로 공중에 뜬 총알을 멈춰 세워버린다는 건데, 같은 편 입장에서야 존나 사기 쩔만 하지. 당장 <로그 원> 막판 다스 베이더 장면만 봐도 답이 나오잖나. 라이트 세이버는 커녕 포스 사용도 못하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거의 괴수나 다름 없는 존재일 것. 허나 그 역시도......

이 영화에서 어이없게 퇴장 하고야 만다.


이렇게 다 허무하게 쪽도 못 써보고 보낼 거였으면 이런 멋진 화보는 애초에 왜 찍었냐... 각자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상급자에게 인정받기 위해 서로 물고 뜯는 그림 보고 싶었는데...... 이미 나가리가 된 것을 어떡하냐, 뭐.

덧글

  • 잠본이 2020/01/31 20:07 # 답글

    그나마 대접이 가장 나은게 카일로인데 뭐 나머지는 눈물바다...
    카일로가 열화카피 베이더라면 헉스는 열화카피 타킨 같은 느낌인데 카일로하고 사이가 안좋다는거 빼면 결국엔 다 증발해버려서 허무한 최후를 맞았죠. 행정지도자 역할도 갑툭튀한 모 장군에게 뺐기고(그 장군의 손에 처형당하는것도 어찌보면 되게 상징적).
    파스마는... 그냥 말을 안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간지나게 만들어놓고 써먹지를 못하다니 뭐하는 짓들이여!

    셋이서 아옹다옹하며 대수령(...) 눈에 들기 위해 경쟁하는거 하니까 헬박사와 부하들 생각나네요.
  • CINEKOON 2020/02/06 22:54 #

    이 셋 캐릭터와 그 사이 관계만 잘 살렸어도 퍼스트 오더 진영의 매력은 충분히 살렸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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