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1 22:48

폴리스 아카데미, 1984 대여점 (구작)


새로 부임한 시장의 공약으로 경찰 학교의 허들이 낮아지면서, 온갖 평균 이하의 사람들이 경찰 하겠답시고 경찰 학교로 달려든다. 그 와중엔 여자라는 이유로,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취급을 받았던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은 다 진짜 수준 이하들. 막말로, 주인공이랍시고 버티고 서 있는 놈부터가 일단 얄미우니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평균 이하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여러 훈련을 받게 하는 전개. 외인구단이나 초창기 <무한도전> 같은 분위기의 영화다. 물론 이게 1984년 작품이니 순서는 그 반대겠지. 문제는, 말이 경찰 학교지 이거 그냥 일반적인 학원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다. 캐릭터들이 다 명확한 건 좋은데, 그들이 벌이는 갈등들이나 에피소드들이 워낙 단순하고 뻔해서 별다른 재미가 안 느껴진다. 

본격 코미디 장르 영화로써 안 웃기다는 건 엄청난 죄다. 이 영화 보는내내 웃은 적 별로 없는 것 같다. 아, 초반에 자기 아내를 자동차 보닛 위에 올려태운채로 질주하는 남편의 모습은 좀 웃겼음. 과격하게 주차 하고는 아내 던져버리는 그 쿨함도 좋았음. 그 순간만큼은 뭔가 몬티 파이튼 표 병맛 느낌.

막판에 벌어지는 대규모 폭동 묘사. 그 큰 폭동이 고작 사과 한 개로 시작되었다-라는 설정은 재밌지만, 정작 그 폭동 자체가 그리 설득력 있게 담겨지진 못한다. 아, 물론 코미디 영화니까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겠지. 허나 폭동 자체의 묘사도 빈약할 뿐더러, 모든 갈등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나리오 작가의 욕구에서 비롯된 폭동처럼 밖에 안 보여 뭐랄까 좀 작위적으로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이거 재밌었으면 7편까지 나온 거 일일이 다 찾아봤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까운 인상이라 그냥 다 포기. 영화 다 보고 나서 남는 건 육감적인 여교관의 강렬한 대시, 딱 그거 하나뿐인 듯한 느낌.

뱀발 - 오프닝이 존나 의문이다. 주인공의 전사도 아니고 왜 그런 이야기로 영화를 시작한 거지?

덧글

  • minci 2020/02/22 20:53 # 답글

    80년대에는 재밌다고 봤을지도 모르죠. 시대도 나도 그때는 어렸으니.
  • 나이브스 2020/02/23 10:22 # 답글

    역시 요즘 개그 코드는 아니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