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3 18:51

빅 리틀 라이즈_SE01 연속극 대잔치


약 1년 전 국내 방영 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사실 나도 그거 제대로 본 적은 없어서 정확히 평하기는 어려운데, 그 드라마나 이 드라마 모두 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스카이 캐슬>이 분명 이 드라마를 레퍼런스로 삼았을 거라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근데 뭐 앞서 말했듯 나는 <스카이 캐슬>을 본 사람이 아니니까 그거 때문에 시작한 드라마라고 하기는 좀 어렵고... 

몬터레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사립 초등학교에 자녀들을 입학시킨 학부모들의 이야기. 그 중에는 속에 화가 염병천병으로 많아서 세상만사 모든 것을 다 걸고 넘어지고 싶어하는 여자도 있고, 종교 지도자 마냥 명상과 요가로 삶을 다스리는 현자도 있으며,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속은 썩어문드러져 가고 있는 부부, 그리고 강간 당했던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젊은 여자도 있다. 이 여러 캐릭터들이 때에 따라 이합집산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끝으로 갈수록 배배 꼬이고 실타래처럼 엮여져서 결국엔 하나의 연대를 이룬다는 이야기. 

여성 주인공들 위주로 진행되고, 등장하는 대부분의 남성 캐릭터들이 다 얼빠진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페미니즘 드라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꽤 있던 것 같은데. 따지고보면 페미니즘 드라마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여성 캐릭터들로 중심을 이룬 일반적인 드라마에 더 가깝다는 게 내 생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드라마는 아니거든. 보다보면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피해자로서도 나오지만, 또 가해자로서도 나온다. 응원해주고 싶은 순간도 생기지만,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순간도 생긴다. 바로 그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인물들에 집중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하나의 인간으로서 인물들을 잘 살피는 일반적인 드라마 느낌.

드라마로써 일단 흡입력 하나만큼은 인정해야할 수준이다. 그냥 존나 쩐다. 사실 미드를 보는 사람들이 가장 큰 미덕으로 삼는 부분일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그야말로 시간이 순삭이다. 다른 드라마들처럼 사람이 줄줄이 죽어나가거나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들에 대해 다루는 것이 아니고 그냥 별 것 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연속임에도, 구성을 잘 짜서 그런 건지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다 대단해서 그런 건지 시간이 금방 금방 간다. 시즌 1에 총 7화라서 좀 끊어서 보려고 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시즌 피날레였음. 

개인적으로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죄다 비호감이라 좀 짜증나기도 했는데, 그게 또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아이러니였다. 다 한심하고 다 불쌍한데, 또 다 품어주고 싶어지는 이상한 마음. 다른 것도 아니고 드라마에서 그거 잘 했으면 된 거다.

장 마크 발레가 시즌 총 연출자의 자리에 올라있던데, 개인적으로 연출은 불호. 중간에 편집이 튀는 장면들도 좀 있고, 과거 회상과 상상 장면이 좀 많아 진행을 좀 해치는 느낌. 그냥 많은 것도 짜증나는데, 죄다 빠르게 트랜지션 되어서 보다보면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인가-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연출보다는 각본과 연기가 더 좋은 드라마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줘 패고 싶음. 하는 짓이 꼴보기 싫어서 줘 패고 싶고, 근데 또 잘생겨서 줘 패고 싶음. 니콜 키드만은 언젠가부터 나에게 '내면의 비밀을 간직한 사람' 내지는 '아닌척 하는 사람' 전문 배우로 인식되어버려서 딱 첫 등장 한 쇼트만에 '이 여자 뭔가 있구나. 불행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렸다. 근데 혹시나가 역시나. 이번에도 진짜였네. 리즈 위더스푼 캐릭터는 얄미운 푼수 느낌인데 그걸 썩 잘 연기해냈고. 아, 애덤 스콧도 나온다. 이 양반은 지금까지 나온 작품들마다 다 한 대 치고 싶게 굴었었는데 어째 이번 드라마에서는 혼자 진짜배기였음. 이건 또 의외네

다 필요 없고 바로 시즌 2 보러 가야 한다. 감독 바뀌고 메릴 스트립까지 참전 하던데 그 정도면 이 정도보다 훨씬 더 좋겠지.

뱀발 - 비버처럼 생긴 학교 교장 양반 어디서 봤나 했는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디카프리오 망나니 패밀리들 중 하나였음.

핑백

  • DID U MISS ME ? : 빅 리틀 라이즈_SE02 2020-03-04 19:46:06 #

    ... 이전 시즌도 분명히 재미있었는데, 그럼에도 왜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들까-하고 좀 고민해봤다. 한 1분? 그래서 내 나름대로 좀 정리를 해봤지. 시즌 ... more

  • DID U MISS ME ? : 킹덤_SE01 2020-03-25 18:10:32 #

    ...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의 절단 신공에 무참히 빡칠 뻔 했던 것이다. 다음 시즌을 위한 떡밥을 조금 뿌리면서 이번 시즌을 닫는 &lt;기묘한 이야기&gt;나 &lt;빅 리틀 라이즈&gt; 같은 일반적 드라마 구성이 아니라, 뭔 &lt;제국의 역습&gt; 마냥 클리프행어 식으로 시즌 문을 쾅 닫아버린다. 대전쟁을 예 ... more

  • DID U MISS ME ? : 리틀 드러머 걸_SE01 2020-03-26 18:44:38 #

    ... 별로인 느낌. 플로렌스 퓨는 최고다. 왜 박찬욱이 매혹 되었는지도 알겠고. 나조차도 이 드라마 끝까지 본 것이 그녀 때문이었으니.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lt;빅 리틀 라이즈&gt;와는 전혀 딴판의 모습으로 전혀 딴판의 간지를 내뿜는다. 존나 프로페셔널한데 은근히 수줍어하는 모습이 귀여움. 마이클 셰넌은 언제나처럼 묵직하게 연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