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5 21:14

레이디 맥베스, 2016 대여점 (구작)


이런 쪽으로 엄청 무지해서 몰랐었는데, 이게 원작이 따로 있더라고? 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여성 주인공 버전으로 각색한 건 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동명의 러시아 소설이 따로 있는 거였어. 어쨌거나 러시아의 그 작품을 영국 배경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영화 본 이유는 플로렌스 퓨, 딱 그거 하나 밖에 없었다. 한참 어린 나이 치고는 대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인데, 검색해보니 이 영화에서 거의 빵 뜬 거더라고. 대체 얼마나 좋은 연기를 초장부터 보여주었기에 지금 그런 상태가 되었나 궁금했다. 하여튼 결국 플로렌스 퓨 딱 하나만 보고 감상한 영화라는 점.

말 나온 김에, 플로렌스 퓨가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기는 한다. 존나 대단하네- 정도는 아니지만, 주어진 역할 내에서 최선을 다해 결국 최고를 이끌어낸 것처럼 보이거든. 그리고 캐릭터 자체가 어떻게 보면 겁나 센데, 이게 또 플로렌스 퓨의 이미지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이거 보니 그 이후로 왜 <미드소마> 같은 영화에 캐스팅 되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함.

근데 엄청나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나랑은 존나 안 맞더라. 그래, 주제 의식 같은 건 잘 알겠어. 당시 사회 속에서 숨막힐 듯한 생활로 한계까지 몰아부쳐진 여자가, '다 좆까라지'라는 패기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만으로 얻어내는 영화인 거 존나 멋져. 그 여자가 주위 남자 하나둘씩 벗겨먹고 요단강 익스프레스 태울 때는 나중에 무섭기까지 하더라니까. 허나 딱 거기까지일 뿐, 영화 자체가 개인적으로 좀 안 맞는 느낌. 엄청나게 미학적인 무언가도 없고, 한 번쯤 감탄할 만한 구석의 연출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게다가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건데, 영화가 좀 짧아. 그러다보니 담백하고 깔끔한 맛은 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전개가 너무 쑥쑥 막 나간다-라는 생각도 든다.

보는내내 주인공의 실력과 패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타이밍이 귀신 같다는 생각도 했다. 독살 크리 뜨기 직전에 시아버지가 스스로 방으로 걸어들어간 것도 그렇고, 바람 피운 거 들킬 수도 있었는데 그걸 목격한 하녀가 실어증 앓다가 벙어리 된 타이밍도 그렇고, 또 걔가 벙어리 됨으로써 크리티컬 막타 때릴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역시 승자는 운 마저도 실력으로 승화시키는 법이다.

핑백

  • DID U MISS ME ? : 블랙 위도우 2021-07-10 17:03:54 #

    ... &gt;의 악몽을 가까스로 지워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었고... 여기에 레이 윈스턴도 멋지더라. 그러나 다 떠나서, 플로렌스 퓨가 너무 매력적으로 나와 오히려 당황. 그동안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여기서는 뭔가 매력 1 스탯이 더 추가된 듯한 느낌이었다. &lt;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gt;에서 더 액션을 추가하니 훨씬 더 매력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