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8 22:00

이블 데드, 2013 대여점 (구작)


아, 나 진짜 공포 영화 안 본다 안 본다 하는데 왜 계속 보게 되는 거지? 왜 내 주변엔 공포 영화 매니아들 밖에 없는 거지?

계속 공포 영화 안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이야기 하는 게 기만자 되는 것 같아 좀 그런데, 샘 레이미의 기존 시리즈는 다 봤다. 아니, 나는 샘 레이미의 공포 영화들은 꽤 좋아한다. 그 사람 영화는 무서운 순간들도 분명 있지만, 무엇보다 나사 하나 빠진 것처럼 웃기고 때로는 이상하리만치 통렬한 쾌감 같은 것들도 주거든. <드래그 미 투 헬>도 그래서 꽤 좋아하는 작품. 어쨌거나 샘 레이미의 기존 시리즈들 생각하며 이 영화도 봤는데, 분명 마지막 통쾌함 같은 것은 있는데 정작 영화가 웃긴 부분은 없더라고. 오히려 기존 시리즈보다 더 공포에 환장한 것처럼 보이는 영화.

공포 영화랍시고 젊은 놈들 여럿이 주인공 되어 파티를 맺고 있는데 이 새끼들은 교훈도 없나, 찾는 곳이 또 한적한 산 중턱의 오두막집이다. 이런 빌어먹을...... 이제 이런 거 안 할 때 좀 되지 않았나? 그래, 그냥 참고 넘어가자고. 하여튼 새파랗게 어린 주제에 마약을 달고 사는 동생의 개과천선을 목표삼아 옹기종기 모인 주인공 5인방. 그러나 마약 끊으라고 데려온 동생은 정작 악령에 꽂히고, 웬 예수 같이 생긴 친구는 누가봐도 펴보면 안 될 것 같은 책을 펼쳐 누가봐도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문구를 굳이 소리내어 읽는다. 그리고 시작되는 지옥.

딱 잘라 말해, 별로 안 무섭다. 겁이 많아 공포 영화 싫어하는 나인데도, 그렇게 무서운 느낌은 없더라. 물론 보는내내 눈 좀 가리긴 했음. 역시 기만자 그러나 최근 봤던 <그것>이나 <유전> 같은 영화들에 비해서는 점프 스케어와 분위기 연출 모두에서 압도적으로 딸리던데? 점프 스케어가 예상되는 타이밍보다 반 박자 정도 늦게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또 오컬트가 아닌 슬래셔 무비인지라 뒤늦게 몰려오는 공포감 같은 것도 없다. 다 보고 침대에 누웠을 때 그제서야 소름이 쫙하고 올라오는 영화가 아니라, 그냥 즉각적이고 시각적인 공포를 지향하는 작품인 것. 문제는 그 즉각적이고 시각적인 부분들도 그냥 그랬다는 거.

클리셰가 너무 철저하게 반복되고, 악령들은 말이 너무 많아 그 공포감이 떨어진다. 이 새끼들은 말 좀 줄이고 악마 특유의 공포감 연출에만 집중했으면 차라리 더 무서웠을텐데. 하여튼 혀가 너무 길어. 그리고 지옥에서 온 주제에 체력과 지능은 왜 그리 딸리는지도 이해 안 간다. 주인공이 자동차 밑에 숨어 전기톱으로 막타칠 걸 그렇게 몰랐다고? 그리고 그런 허망한 최후를 맞는다고? 요즘 악마 새끼들은 근성이 너무 부족하네, 진짜. 제이슨 부히스님 그립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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