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4 15:41

쥬만지 - 넥스트 레벨, 2019 대여점 (구작)


바로 이전 작에 이어 굉장히 짧은 텀으로 돌아온 속편. 전작이 2018년 1월에 개봉 했었고, 속편인 이 영화가 2019년 12월에 개봉 했으니 2년도 채 되기 전에 돌아온 셈이다. 근데 그래서 그런 건지 뭔지, 바로 이전작과 섞어찌개로 몽땅 다 넣고 다시 끓여도 구분 안 되고 똑같을 것만 같은 속편. 막말로 전작과 이번 영화 합쳐 편집해 매드무비 만들어도 구분점 별로 안 느껴질 걸? 좋게 말하면 시리즈로써 통일성이 좋은 거고, 나쁘게 말하면 몰개성한 거다.

딱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등장인물들의 조합이다. 사람 잡는 게임 쥬만지가 보드 게임에서 비디오 게임으로 진화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쥬만지의 세계를 현실 세계로 던져놓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현실 세계의 주인공들을 쥬만지의 세계로 불러들인 것이었다. 이전 작에서는 이게 어떻게 먹혔냐.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던 아이들이 각자가 원해 마지 않았던, 또는 그렇게 되기를 전혀 원치 않았던 외양새와 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성장 영화로써 먹혔다. 원래 애들은 다 그렇고, 비디오 게임의 본질 역시도 그러하니 나름 꽤 괜찮은 맞물림이었던 것. 허나 이번 영화에서는 나이든 노인들이 비디오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 젊은 육신을 얻는 것으로 그 본질이 대체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랜만에 다시 얻은 젊은 육신을 두고 뭔가 대단한 성장 드라마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뻔한 개그용으로만 줄창 소모하고 있을 뿐. 할아버지가 젊은이 되어 어린 여자에 헤벌쭉하고 꼬시는 거나, 무릎이 더 이상 시리지 않아 좋다고 말하는 것 정도가 그 설정 이용의 최대치.

인물들의 본질 뿐만 아니라 배분도 문제다. 이전작의 주인공이었던 네 명의 청소년들. 그들을 그냥 노인들로 교체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네 명에 두 명의 노인 캐릭터들을 합쳐버린다. 그러다보니 주요 인물이 여섯명이나 되는데, 비록 그 중 한 명이 말 못하는 말로 변신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캐릭터성과 물리적인 분량은 유지해야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산만해진다. 위기를 억지로 고조시키기 위해 각 캐릭터들의 남은 라이프 수를 허무하게 깎아버리는 것에도 실소가 나오고, 기껏 젊은 새 육신을 얻은 노인 캐릭터로 그나마 잡아두었던 것을 중후반부 들어 싸그리 교체해버리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동시접속 게이머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서버가 감당 못하게 된 모양새. 심지어 악당의 카리스마적 측면이나 그 위세도 이전작이 근소하게 더 나았던 것 같다. 이전작의 악당도 형편없긴 했지만 이번 영화의 악당에 비하면 거의 다스 베이더나 조커 급처럼 보이는 진풍경.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