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6 13:48

콜 오브 와일드 극장전 (신작)


포스터에는 해리슨 포드의 얼굴이 대문짝 만하게 박혀 있지만, 실상 원 앤 온리 메인 주인공은 '벅'이라는 이름을 가진 개다. 해리슨 포드도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게 아니라 간간히 얼굴 비추는 느낌에 더 가까움.

재밌는 게, <알파 - 위대한 여정>과 대구를 이루는 느낌이다. 그 영화는 개의 기원을 다루는 영화였잖나. 무리에서 이탈한 늑대가 점차 길들여짐에 따라 개로써 변모하는 과정. 야생성을 벗어 던지고 인간의 동반자가 되는 전개. 그에 반해 이 영화는 이미 길들여진 상태의 개가 어떻게 다시 야생성을 회복 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리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춘다. 

<알파 - 위대한 여정>은 두 존재가 서로에게 느끼는 유대, 그로써 인간과 개의 관계가 성립 되었다고 말한다. 함께 산전수전 하다보니 어느새 길들여졌다는 것. 반면 <콜 오브 와일드>에서 주인공이 야생성을 회복하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그 자체로 본능에 의한 결정이기 때문에 모든 속박 벗어던질 수 있다는 것. 그 '본능'을 영화는 늑대의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조차도 <알파 - 위대한 여정>과 겹쳐보이는 느낌이라 흥미롭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상상 속의 늑대 캐릭터는 너무 RPG 게임 속 NPC 같음. 아니면 튜토리얼에서 눈치주는 걸로 꿀팁 전달하는 캐릭터 같기도 하고.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전개가 너무 뻔한 데다, 여러 파트로 분절되어 있는 구성 때문에 가끔 몰입력이 떨어진다. 풀 CGI로 구현된듯한 주인공 개의 묘사는 만족스럽고 재미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는 느낌. 흥미를 돋울 별다른 이야기도 없고, 그나마 설정된 악역도 성격부터 결말까지 워낙 형편 없는지라 짜증나기만 함.

결론적으로는 그냥 '우리 집 개가 이렇게 달라졌어요!' 정도의 이야기다. 개나 강아지 등의 동물을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까진 괜찮게 볼 수 있으나, 일반 대중영화로 친다면 간이 삼삼한 편. 개인적으로는 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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