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 23:46

로보캅3, 1993 대여점 (구작)


주연배우도 바뀌고, 감독도 바뀐 시리즈의 3편이자 최종편. 감독인 프레더 데커는 연출가보다 각본가로서 더 오래 활동한 인물인데, 최근에 어떤 작품에 참여했었나- 하고 살펴보니 셰인 블랙의 <더 프레데터>가 눈에 걸리더라. 시팔 이 양반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고만.

2편이 제작 당시의 사회적인 마약 문제와 히피 문화들에 대해 언급하는 영화였다면, 3편은 버블 경제 당시 경제적으로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피어오르게 만든 영화다. OCP는 일본 대기업에 인수되었고, 덕분에 CEO는 하염없이 모기업 일본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그리고 그런 묘사에 화룡점정을 찍는 사무라이 악당 로봇의 등장. 이전 시리즈들의 로보캅이나 ED 209 등이 확실한 기계적 움직임으로 정체성을 피력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 사무라이 로봇은 그 사이 외계기술이라도 갈아넣은 건지 존나 인간처럼 굴어 짜증남. 사용하는 검은 또 어찌나 날카로운지, 로보캅의 손가락마저 한 번에 다 절단신공. 자네 칼 비브라늄인가? 근데 제아무리 동양 사상을 비롯해 사무라이 정신을 녹여낸 놈이라고 해도 로봇 주제에 명상하는 건 대체 뭐란 말인가. 무선 충전할 때 그냥 그 꼴로 하는 거라면 인정. 아니면 절전 모드 폼이라든가.

제작사의 간섭으로 아동용이 된 3편이다. 이제 로보캅은 농담 따먹기를 즐긴다. 그나저나 뭐 설계도가 오픈 소스로 유출되기라도 한 건가. 어린 꼬마애가 처음 보는 로보캅의 부품 내역과 그 위치는 어떻게 아는 거냐. 이건 뭐 명백하게 어린 관객들 이입하라고 만들어둔 영웅적 꼬마인 거지. 총탄이 날아다니는데 어린 소녀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는 로보캅! 애들은 환호했겠지만 어른인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전 영화들도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에 대해 끊임없이 조소를 던졌었지만, 3편에서는 그게 좀 더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예 집을 빼앗긴 채 내몰리고, 거대 기업과 정부는 그들을 압박하려 든다. 이어서 발생하는 연대와 대립. 사회적인 메시지를 좀 더 구체화하려고 그랬나- 싶다가도, 영화의 아동영화적 태도에 그냥 깔끔한 선악구조가 필요했던 것 뿐이구나- 하며 탄복하게 됨.

비행 키트까지 장착해 날아다니게 된 로보캅의 모습은 좀 웃긴다. 근데 개봉 당시에 봤으면 존나 어썸했을 것 같음. 아이언맨 뺨치는 기동력이던데.

마냥 망작같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선 두 편의 영화에 비해 너무 어린 영화였을 뿐. 그래도 시리즈가 좀 더 지속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분명 더 아름답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니면 더 구질구질하게 끝났거나

뱀발1 - 로봇이 담배도 피우는 세계관. 하긴, 전작에서는 마약도 했는데 담배 못 피울 이유는 또 없지.

뱀발2 - 젊은 시절의 브래들리 윗포드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근데 레지스탕스 리더로 나오는 CCH 파운더랑 브래들리 윗포드는 최근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에도 같이 출연했다. 이런 기묘한 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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