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8 18:21

머니 몬스터, 2016 대여점 (구작)


주식 투자 추천 방송 '머니 몬스터'. 근데 보다보면 이게 주식 투자 방송인지 아니면 트위치 개인 방송인지 헷갈릴 정도로 쇼 호스트가 잘 깝친다. 똑똑해보이기는 한데 존나 가볍다 못해 저질처럼 보임. 엉덩이 엄청 잘 흔들던데. 하여튼 그래서 같이 일하는 스텝들 속 뒤집어 놓기로 1등. 근데 그 때문에 속이 뒤집어졌던 게 비단 방송 스텝들 뿐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생방송 도중 총을 든 한 괴한이 난입하게 되고, 그 괴한은 이 방송 때문에 전재산을 날려먹었다며 생 라이브로 인질극을 연출하기에 이른다. 

생방송 중 벌어지는 인질극 아닌 인질극이란 점에서 <더 테러 라이브>와 함께 언급되는 영화. 그러나 그 점 말고도 두 영화는 함께 공유하는 부분이 좀 더 있다. 바로 그 모든 게 계급적 분노로 시작된 일이라는 점. 다만 <더 테러 라이브>는 그것이 좀 더 정치 계급적 분노에 가까웠고, <머니 몬스터>는 경제 계급적 분노에 가깝다는 게 차이점.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다 그렇지 않은가. 길거리의 범죄든, 금융계의 금융 범죄든 간에 응당 책임져야 마땅한 사람들이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회. 심지어 국가 공무원이라는 자들이 뉴스에 나와 책임지겠다고 말하며 행하는 짓거리가 다 사퇴 아닌가. 시팔, 사고를 쳤으면 수습을 하라고. 왜 사퇴해서 백수되고 지랄들이야.

영화가 그걸 잘 보여준다. 머니 몬스터의 진행자 '리' 역시 인질범의 물음에 '내 잘못 아냐!', '그런 말 한 적 없어!'로 응수한다. 그러니 면목 없게도 바로 다음 순간에 실제로 그런 말을 했던 과거의 자신이 담긴 영상을 보며 얼굴 찌푸릴 수 밖에. 쓰고 보니 무섭네. 하여튼 방송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말조심 해야하는 것이다. 

내 탓 아니라 변명하는 게 어찌 리 뿐이랴. 일종의 금융 범죄를 직접 도모했던 가해자 '월트 캠비' 역시 오리발을 내밀 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영화가 재밌어진다. <더 테러 라이브>의 주인공 '윤영화'가 이내 테러범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감화 되었던 것처럼, 발뺌하고 발버둥 치던 리 역시 이내 인질범의 편이 되어 월트 캠비를 처단하는데에 가담 하고야 만다. 그리고 그 모든 건 결국 상대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에서 시작된다. 인질범의 이름이 '카일 버드웰'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어머니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익혀 나가는 것. 그의 하나 남은 유일한 희망이 여자친구와 그녀의 뱃속 아기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 나의 잘못, 또는 실수, 또는 죄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직접 목도하고 맨살로 느껴보는 경험. 피해자들이 카메라와 TV 브라운관 너머의 숫자 '1'로만 존재할 때, 그 때와는 전혀 다를 수 밖에 없는 일인 것이다.

관객을 포함해 극중 TV 시청자들에게 일갈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조금 빠르고 급작스러운 점이나 결말이 다소 허무한 점 등,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그러니까 우주 명작이다!- 라고 외칠 만한 종류의 영화는 아닌 것. 그럼에도 배우 아닌 감독으로서의 조디 포스터를 다시 보게 되고, 여전히 능글맞은 배우로서의 조지 클루니를 계속 볼 수 있어 충분히 흥미로웠던 영화. 나는 뭐 그냥저냥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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