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8 17:28

미녀 삼총사, 2000 대여점 (구작)


나 이거 진짜 오랜만에 다시 본 건데, 이제보니 거의 병맛 영화더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봉이야 2000년에 했지만 기획과 제작은 훨씬 그 이전부터 했을 테니 거의 세기말급 병맛 감성이라고 해도 할 말 없겠다.

오프닝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병맛미가 일품이다. 주요 주인공 3인방을 이런 식으로 소개하는 거 진짜 오랜만에 봤다. 거의 비디오 매체 시절 감성이던데. 요즘 시류에는 다소 안 맞는 말일 수 있겠으나, 주인공들의 핀업걸 스타일을 쿨하게 인정하고는 존나 확 와닿는 각자만의 개성을 부여해버리고 거기다가 병맛 감성으로 버무려 완성한 느낌. 시발 그리고 쓸데없이 오프닝 쇼트 카메라 동선은 롱테이크로 왜 이리 긴데? 비행기 내부를 한 번 쫙 훑고 나서 비상문 열고 활강하는 박력ㅋㅋㅋㅋㅋㅋ 아, 그것도 재밌었다. 변장한 주인공이 영화로 제작된 TV 드라마 홍보물 보고서는 "또 TV 시리즈를 극장용으로 만들었군"이라고 씨부리는 겈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 이 영화부터가 TV 시리즈 극장판인 거잖앜ㅋㅋㅋ <심슨 가족 더 무비>에서 호머가 그 지랄 떨었던 거랑 비슷한 오프닝. 여기서 먼저 쳤었네. 존나 자조적이라 웃겼다.

<본 아이덴티티>의 더그 라이만이 촉발시키고 <본 얼티메이텀>의 폴 그린글래스가 완성 해버린 요즘 시류의 액션 스타일. 다만 이 영화는 그것과 완전히 반대로 간다. 좀 고전적인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딱 무협 장르 스타일이다. 와이어 액션과 복잡한 다찌마리가 겸비된 허풍 만발 스타일. 근데 또 그게 지극히 90년대스러워서 요상하게 좋더라. 초반부에 배치되어 있는 삼총사와 '씬 맨'의 대결에서 그 테이스트가 아주 진하게 우러나옴. 보는내내 '멋져서 좋다'가 아니라, '웃겨서 좋다'의 태도로 즐겼음.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맥지 답게, 영상 감각이 정말 화려한 편이다. 사실 요즘에야 <림 오브 더 월드>같은 망작 찍으며 슬슬 내리막 채비를 하고 있지만, 영상 감각 하나만 놓고 보면 꽤 그럴듯하고 재미난 감독이다. 이 영화 왓챠 통해 집에서 혼자 봤는데, 보다가 중간에 몇 번은 '오! 맥지 맥지!'를 외쳤었음. 물론 현재 기준으로 촌스러운 건 감안 해야지만 말이다.

출연한 영화들 중 춤 안 춘 영화를 찾기가 더 힘들 것 같은 샘 록웰의 등장. 진짜 까맣게 몰랐었는데 여기서 악당으로 나왔었구나. 물론 여기서도 춤 존나 추고 또 존나 잘 춤. 그리고 중간에 거의 단역급으로 등장하는 멜리사 멕카시. 아, 이 사람도 정말이지 오래 했구나.

잘 만든 영화인 건 분명 아니다. 솔직히 보면서도 지루한 부분 많았고 '이게 뭐지' 싶은 장면들도 꽤 됐음. 근데 그냥 병맛 감성으로 보니까 다 이해 되더라. 나사 빠진 개그 프로그램을 두고 우리가 개연성 타령 하지는 않잖아. 딱 그런 느낌의 영화였음.

뱀발 - '나탈리'와 '알렉스'의 사생활 장면은 다 빼버려도 전혀 상관 없었을 것 같다. 남자친구들 나올 때마다 존나 지루했음.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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