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8 17:49

미녀 삼총사 2 - 맥시멈 스피드, 2003 대여점 (구작)


1편에 이어 여전히, 무협 장르적 감각으로 재정비한 병맛 액션 영화. 그나저나 전편 흥행이 꽤 짭짤했던 모양이다. 오프닝에서부터 돈 더 썼다는 게 확 체감 되던데. 심지어 카메오이긴 해도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다니까! 이 당시엔 이게 외조였다

부앙부앙 와이어 액션으로 허풍떠는 건 여전한데, 이젠 여기다가 2000년대 초 일종의 트랜드로 군림했던 '패러디' 감각까지 끼얹는다. <CSI> TV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경우엔 아예 대놓고 패러디하고, 이외에도 <매트릭스> 같은 영화들이 간접적으로 눈에 아른거릴 지경. 당시 들인 예산은 존나 A급이었을 텐데 어째 감각은 B급이다. 물론 그 B급이 나랑 잘 맞았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었지만. 하여튼 어두운 곳에서 싸우는데 주인공들끼리 손으로 모스 부호 날리는 거 보면서 존나 빵터짐.

이제 겨우 2편이긴 하지만, 시리즈의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는 영화다. 거의 복붙 수준이라 다른 의미로는 창의성 제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는 그냥 괜찮았음. '나탈리'가 춤 추는 장면이라든가 '알렉스'의 '어허-' 장면 같은 것들.

전편도 그랬겠지만, 배우들끼리 재밌었을 게 눈에 훤히 보인다. 카메론 디아즈는 특유의 금발 백치 미녀를 노골적으로 연기하고, 드류 베리모어는 깡패급 터프함과 더불어 의외로 데이트 폭력에 대해 꽤나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루시 리우는 그냥 존나 멋지고. 이 셋이 장면마다 옷도 갈아입고 수염도 붙이고 춤 추는 데다 오토바이도 타니, 배우들 입장에서는 한 편의 영화에서 여러가지 경험할 수 있어 재밌었을 듯. 실제로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팀워크 역시 좋아보이니 말이다.

배우들 이야기 나와서 말인데, 샘 록웰에 이어 2대 악당이자 흑막으로 등극한 데미 무어. 그녀의 고생도 진짜 눈에 훤히 보이는 영화. 첫등장 장면부터가 해변에서 비키니 입고 나오는 건데 62년생이니까 당시에 거의 마흔 줄이었을 건데... 같이 나오는 젊은 배우 삼총사에게 꿀리지 않으려 얼마나 고생했을까. 어린 시절 봤을 땐 진짜 아무 생각 없었는데 꼴에 나이 먹었다고 이제 이런 것만 생각하게 되더라니까. 하여튼 데미 무어 옹, 정말이지 고생하셨소이다...

이외에도 멜리사 멕카시의 카메오급 재등장, 그리고 앳된 샤이아 라보프 역시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얘는 <콘스탄틴>이랑 <아이 로봇>에서도 비슷한 느낌 비슷한 역할이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네. 어릴 때 진짜 존나 열심히 살긴 했구나, 너. 

그나저나 씬 맨 존나 웃기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편에서는 그냥 좀 이상한 놈이네- 정도였는데 2편에서 진짜 정점을 찍더라. 과거 회상 장면에서 혼자 존나 웃었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시만해도 젊은 영상 감각의 소유자였던 맥지의 절륜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각기다른 파의 조폭들이 한데 모이는 장면에서의 편집 리듬감 같은 것들은 지금봐도 정말 괜찮더라. 쿠엔틴 타란티노와 매튜 본이 비슷한 느낌이라면 이 당시의 맥지는 지금의 에드가 라이트나 가이 리치와 비슷한 느낌. 매치 컷 활용과 독특한 B급 정서가 가미된 편집 리듬이 존나 맘에 든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잘 만든 영화인 건 아니다. 진짜 보는내내 개연성 없고, 때때로 밍밍했음. 근데 또 시종일관 개성있기는 해. 극장에서 봤으면 욕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집에서 봐서 그런가, 그냥저냥 잘 시간 때웠다는 느낌이 먼저였다는.

뱀발 - 버니 맥. 나오는지도 기억 못하고 있었는데 불현듯 이렇게 다시 보니 정말 좋네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영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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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앞서 &lt;미녀 삼총사&gt;와 &lt;미녀 삼총사 2 - 맥시멈 스피드&gt;를 오랜만에 재감상했던 건 다름아닌 이 영화 때문이었다. 국내 수입명에서는 '3'이 붙었지만 사실상 리부트에 가까운 영화. 물론 영화 중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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