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9 15:17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 2013 대여점 (구작)


아무래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감독이 바뀌었다는 것. 자신들의 취향대로 전편을 이끌었던 크리스 밀러와 필 로드는 감독에서 제작자의 자리로 내려왔고, 그 자리를 새로 채운 건 코디 캐머런과 크리스 피언이라는 감독들이다. 찾아보니 코디 캐머런은 <슈렉> 1편의 각본을 썼었더만. 그 이후로는 성우로서의 일을 더 많이 했고. 크리스 피언은 이 작품이 첫 연출작이었던 모양이다. 다만 이후 <윌러비 가족>을 연출했었고. 나 그거 진짜 기분 나쁘게 봤었는데.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눈에 띄게 다른 부분들이 생겼는데, 전작이 코미디 + 재난 영화의 외관이었다면 이번 속편은 코미디 + 모험 영화의 태를 띈다. <킹콩>이나 특히 <쥬라기 공원> 느낌이 물씬 드는 설정. 주인공들의 고향은 몇 달 만에 무법천지 정글로 바뀌었고, 그 곳의 새로운 주인은 음식이되 자유 의지를 가진 여러가지 변형 동물들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 중엔 티라노사우르스 역할의 무서운 맹수들도 존재하는 거지. 그러다보니 <쥬라기 공원>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음. 물론 후반부에 스스로를 몰살하려는 인간들에 맞서 생태계 전체가 규합한다는 설정은 영락없는 <아바타>고.

전작에서 악당이라면 악당이라고 할 수 있었던 시장이 최소한의 롤만으로 음모를 이끌었던 반면, 이번 영화에서는 웬 사짜 냄새 폴폴 풍기는 사악한 버전의 스티브 잡스가 나와서 미스테리를 주도한다. 뭔 씨바 과학자라는 새끼가 처음부터 영양바 타령하고 앉아있길래 뭔가 수상쩍다 싶었었는데 역시 메인 빌런이었네. 문제는 이 새끼의 카리스마가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이 양반이 꾸리고 있는 미스테리와 그 음모의 실체들이 별반 재밌지도 않아서 약간 김 빠진다는 거. 

전작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속편이다-라는 의견이 많던데, 나는 그 정돈 아니라고 본다. 물론 전작과 비교하면 좀 떨어지기는 하지. 재밌기로는 1편이 더 나음. 근데 그렇다고 해서 이번 2편이 또 형편없기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무엇보다 단타이긴 해도 어드벤쳐 장르 특유의 쾌감이 존재하고, 각종 동물과 공룡들을 참고해서 만들었을 음식 동물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맛이 있다. 타코 사우르스였던가, 마당 있는 집만 확보되면 걔는 좀 키워보고 싶던데. 

이번 영화 역시 전작을 계승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룬다. 여기에 아들이 평소 존경하던 사짜 과학자가 나와 유사 아버지로서 군림하려 들면서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근데 이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음. 어드벤쳐로써의 모양새는 충분히 볼 법 하다만, 어째 메시지와 캐릭터들 사이에서 나오는 케미스트리는 확실히 좀 떨어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전작에 비해서 좀 떨어지는 건 맞는데, 그래도 충분히 한 번쯤은 볼 법한 영화. 사냥 담당 김병만이랑 조리 담당 백종원 콤비만 저 섬으로 보내면 유튜브 백 만 금방 찍고 골드 버튼 받는 거 쌉가능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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