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4 21:20

시리즈 전통의 대사 객관성 담보 불가

무슨 기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던 몇몇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매편마다 특정 대사를 비슷하게 집어넣음으로써 전통이라면 전통이라 할 수 있을 규칙을 바로 세웠다. 그중 오늘 알아볼 세 시리즈는 <스타워즈>와 <다이하드>, 그리고 <터미네이터>. 개인적으로 셋 다 애정하는 시리즈이기도 하고, 그 전통의 대사란 것들도 존나 인상적임.

그래도 애정의 짬이라는 게 있지, <스타워즈>부터 보자.


제작 순서상 첫 편인 <새로운 희망>에서 시작된 "I have a very bad feeling about this". 번역은 보통 "나쁜 느낌이 들어" 정도가 된다. 대망의 첫 시전자는 '루크'. 웃긴 게 대사 자체는 '한 솔로' 캐릭터성에 더 맞는 시니컬한 톤인데, 정작 첫번째 구사자는 루크라는 거. 시전 타이밍은 얼데란 초전박살난 거 보고 죽음의 별로 이끌려 들어갈 때쯤.


후속편인 <제국의 역습>에서의 시전자는 루크의 누이 '레아'. 제국군에 쫓기던 중 어느 소행성에 팔콘 파킹 시키고 나와서는 발화. 근데 이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잘 모르겠는 것이, 이 대사를 해서 나쁜 일이 생기는 건지 아니면 나쁜 일이 생길 걸 진짜 예감하고 이 대사를 던지는 건지... 하긴, 따지고보면 루크나 레아나 모두 포스 유저이니 진짜 예감인지도 모르지. 나중엔 개나소나 다 쓰잖아?


바로 등장하는 개나소나 <제다이의 귀환>에서는 이웍들에게 통구이 될 뻔한 상황에서 한이 친다. 


프리퀄에서 가장 먼저 이 대사를 치는 건 젊디 젊은 우리의 오 선생. 무역연합 시찰하러 오자마자 이 대사를 때렸으니, 이후 무역연합이 이들을 죽이려 든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이어지는 <클론의 습격> 속 전통의 주인공은 루크 애비 '아나킨'. 그나저나 투기장에 묶여있는 상태에서 각종 괴수들 맞이한 직후 치는 대사치고는 너무 현실감각이 없어 뵌다. 나쁜 예감이 들어- 정도가 아니라 그냥 나쁜 상황인 거잖아;;


프리퀄 트릴로지의 수미상관이다, 이 새끼들아. <시스의 복수>에서는 오비완의 입을 통해 초반부에 바로 나온다. 비행을 질색하는 오 선생이 내뱉는 일갈.


역시 이 대사가 제일 잘 어울리는 건 결국 한 솔로. 시퀄 트릴로지의 첫 편인 <깨어난 포스>에서 사용하는 모습. 이 경우엔 이미 안 좋았던 상황에서 더 안 좋은 상황 펼쳐지는 것으로 귀결.


전통 파괴자였던 라이언 존슨 아니랄까봐, <라스트 제다이>엔 이 전통의 대사마저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나중에 그가 밝히길, 여기서 BB-8이 대사 쳤다고 하더라고. ...... 귀엽긴 한데 이걸 어떻게 알아, 이 양반아.


더불어 스핀오프인 <로그 원>에서의 시전자 역시 드로이드. 근데 얘는 말하려다 잘렸다. 이 정도면 그래도 센스 있었다고 본다.


솔로의 솔로 영화였던 <한 솔로>에서는 여지없이 한 솔로가 시전. 근데 재밌는 게, '나쁜 예감' 자리를 '좋은 예감'으로 어레인지했다. 세상 시니컬한 우주 무법자가 젊은 시절에는 그래도 좀 낙관적이었네. 이런 어레인지 자체는 그래도 재밌었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다이하드>. 여기는 뭐 두말할 것 없이 이피카이예이 머더퍼커지.


한스 그루버와 폰팅을 즐기던 다정한 한 때.


KBS 스펀지에서 불가능 판정 냈던 비행기 화형식에서의 멘트.


사무엘 L 잭슨이랑 같이 콜라보 욕설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자폭 멘트.


어째 대사보다 줄어드는 머리숱에 눈이 가는 건 기분 탓인가.


마지막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다. 대부분 슈왈츠제네거 옹의 '난 다시 돌아온다'를 떠올리시겠지만들.


살고 싶으면 따라오라우.


시발 이딴 대사까지 프로그래밍해서 보냈냐, 아들아. 니 애비의 18번 멘트를 니 애비 죽인 얼굴로 보내면 어떡하냐.


워딩은 많이 다른데 어쨌거나 상황과 맥락은 유사하므로.


아, 존나 터프해서 좋았는데 영화가 흑역사화 되어서 안습...


<다크 페이트>는 잘 기억도 안 나고 그래서 못 찾음. 애초에 영화도 엄청 별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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