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3 10:13

스펀지밥 무비 - 핑핑이 구출 대작전 극장전 (신작)


연말이 다가와서 그런 건지 뭔지, 넷플릭스에 유독 가족영화 및 애니메이션들이 자주 올라오는 요즘. 이런 와중에 호기롭게 공개된 <스펀지밥> 극장판. 예전 극장판도 나름 나쁘지 않게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생각 없이 바로 관람.

일단 기존 TV 시리즈의 2D 작화와 비교해 이번 극장판의 3D 작화 역시 꿇리지 않는다. <스펀지밥> 극장판이 이렇게 3D 작화를 차용하게 된 것도 이젠 꽤 된 것 같이 느껴지는데, 이 부분에서는 호감.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같은 경우엔 이렇게 3D 작화 보여주기 어렵지. 그러나 <스펀지밥>의 주인공들은 그 대부분이 3D로 펼쳐접어놔도 디자인적으로 썩 괜찮은 놈들이다. 좀 더 생동감 넘치고 귀엽다고 해야하나. 애초에 TV 시리즈에서부터 실사 파트와 접합도 많이 됐던 놈들이니 그 부분에서 더 강점도 있음.

문제는 TV 시리즈의 그 똘끼가 많이 윤색되어 나온 느낌이라는 것이다. 원작의 TV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치고도 뭔가 맛탱이가 간 것만 같은 병맛 묘사로 어른들까지 타겟팅한 시리즈였다. 물론 그러한 기운들이 이번 극장판에도 많이 녹아있지만, 그럼에도 TV 시리즈의 그것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포인트도 다 이상하게 잡혀있고. 특히 중반부 '스펀지밥'과 '뚱이'가 방문하게 되는 서부개척시대의 마을은 그 자체로 뜬금포인데다가 별 재미도 없음. 대니 트레조의 반가운 얼굴이 그나마 재밌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징징이'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엔 모두가 '둘리' 편에 서서 '고길동' 아저씨를 얄밉게 여기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반대가 되잖나. 고길동의 편에 서서 둘리를 증오하게 되잖나. 딱 그 포인트가 이 시리즈에서는 징징이였다. 징징이 입장에서는 스펀지밥과 뚱이 둘 다 죽여버리고 싶은 거 사실이잖앜ㅋㅋㅋㅋㅋㅋ 그 포인트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데, 이상하게 이번 극장판에서는 그것도 많이 덜하더라고. 막판에 훈훈하게 끝내려고 대출동하는데 그것도 알레르기 돋고.

굉장히 기대했던 작품이었다-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본 것 치고는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작품. 애니메이션이다보니 막판에 훈훈한 감동과 교훈으로 빠지는 것까지야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특유의 그 광기어린 병맛의 함량이 아무래도 떨어져보이는 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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