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2 16:30

다크 스카이, 2013 대여점 (구작)


영화는 샤말란의 <싸인>과 유사한 플롯을 차용한다. 내부적으로 분열의 위기에 놓인 가족이 있는데, 이들에게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경찰이나 이웃 등 주변 사람들은 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뿐더러 믿어주지도 않고, 이 때문에 주인공 가족은 갈수록 더 큰 위기를 맞는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던 것은 결국 못생기고 대충 디자인된 외계인들. 우리의 주인공 가족은 이 사건을 어떻게 타파해 나갈 것인가.


스포 스카이!


영화는 결국 신체 강탈물 또는 외게 납치극의 형태를 띈다. 근데 보통 이런 종류의 영화들은 신체 강탈이나 외계인 UFO 등을 빼놓고 봐도,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가족들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이나 처지를 설정해두기 마련이거든. <다크 스카이>가 선택한 것은 미국 중산층의 불안이다. 영화엔 끊임없이 돈 얘기가 반복된다. 주인공 부부는 맞벌이를 하며, 심지어 남편은 최근 회사에서 해고되었다. 집안 살림은 빠듯하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집의 보안 시스템 등을 끊었다는 묘사도 많다.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어느 나라나 그 곳의 중산층들은 다 이런 불안을 겪지. 내 집 하나 건사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공포. 내 자녀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때로는 장애를 얻기도 해서, 끝내는 이 불안의 연쇄고리를 끊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 여기에 영화는 막내 아들의 신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흉터와 그로인해 가정 학대범으로 오인받는 주인공 부부의 모습까지 곁들인다. 교과서에 나오는 이른바 '정상적인 가족'의 범주에서 끌어내려질 거라는 공포가 마치 컵케이크 위의 체리처럼 이 모든 불안과 긴장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 설정을 잘 해놓으면 뭐해, 영화의 묘사가 하나같이 다 대충인 걸. '그레이'라고 불리우는 외계인들의 두번째 방문 직후 만들어진 부엌 안 집기 서커스. 보자마자 무섭기는 커녕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이 정도면 균형 감각 쩔고 존나 정성스럽기까지 한 침입자인 거잖어. 여기에 경찰 캐릭터도 존나 웃김. 두 번이나 신고해서 불렀는데 한다는 소리가 그 따위냐. 아무리 믿기 힘든 일이라 해도 그렇지 존나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줄. 처음에는 알고보니 이 경찰도 신체 강탈 당한 외계인 아니었을까-하는 의심이 있었는데 전혀 아니더라.

뭔 10대 애들도 아니고, 주인공 부부의 섹스 묘사도 존나 웃기기만 하다. 둘이 지금 텐트 놀이 하냐? 섹스씬이라고 해봤자 별 거 없고 정말 잠깐에 불과하긴 하지만, 최근 봤던 것들 중 가장 웃기고 얄궂은 편이었던 것 같음. 더불어 막판 클라이막스에서 가족들은 대체 왜 따로따로들 있는 거야? 존나 단합해서 파티 먹고 레이드 뛰어도 모자랄 판국에. 왜? 부모니까 애들 앞에서 싸우는 건 좀 그랬다고 생각했나?

그러니까... 외계인들이 막내 '샘'이 아니라 맏이 '제시'를 데려간 이유가 각본적으로 뭔데? 이렇게 데려갈 애였으면 얘 개인 스토리는 왜 만들어줬냐? 얘는 절친에 대한 묘사도 있고 심지어 첫사랑에 대한 묘사도 있잖아. 그래서 얘 데려간 이유가 뭔데? 친구든 애인이든 유괴 당하면 다 쓸데없다 이건가.

다 됐고, 외계인 디자인 진짜 구리다. 섬뜩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고 그냥 웃김. 진짜 대충 만든 디자인. 유괴 타겟이었던 애들이 이 외계인들 모습을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려낸 묘사들이 있는데, 거짓말 안 하고 진짜 그 그림하고 똑같이 생겼더라. 이거 초등학생 애들이 디자인한 건가, 그럼? 

뱀발 - 제시 역할의 다코타 고요는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었는데 MCU의 '토르' 아역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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