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6 12:53

소셜 딜레마 극장전 (신작)


SNS라는 21세기 가장 핫하고 트랜디한 도구의 부정적 쓰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생각해보면, 스마트폰과 SNS의 발명은 인류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꽤 큰 분기점이었던 것 같다. 그냥 새로운 휴대전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인류의 생활과 문화를 단시간에 바꿔놓을 수 있는 그런. 거의 비행기나 핵무기 발명의 중요도에 이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하여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인 <소셜 딜레마>는 바로 그 스마트폰과 SNS의 어두운 면을 조망한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답게 관련자 &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핵심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 일관하지는 않는다. 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드라마가 이 인터뷰들과 교차편집으로 진행된다. 이 교차편집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 일단 인터뷰만으로 영화를 구성하면, 응집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관객들이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고 말이지. 또,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친화적 발명품이라는 데에 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핵무기나 멸종위기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들은, 관객들이 신선하게 느낄 수는 있어도 그에 공감하고 살에 맞닿는 체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SNS는 이미 우리 생활 전반에 깊숙하게 들어와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공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쓴 방식이 이 드라마 파트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만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전반부 내용의 핵심은 그것이다. 유저들이 SNS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SNS가 유저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의 회사들이 유저들의 데이터를 광고주들에게 팔아넘기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굉장히 중요한 이슈고 유저 입장에서 꼭 알아야하는 정보들이긴 하지만, 보는내내 그런 생각했다. 솔직히...... 몰랐어? 다 그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거 알면서도 트위터든 인스타그램이든 그냥 한 거잖아? 뭐, 나로서도 그렇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시큰둥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영화가 "너네 이건 몰랐지?"라는 톤으로 그걸 까고 있다보니 청개구리 마냥 더 재미없어졌음.

그러나 후반부가 되면, 그 때서야 비로소 영화가 다큐멘터리로써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미얀마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난민 사태와 10대 소녀들의 자해 및 자살률 증가, 정치와 문화의 양극화 등 여러 사회 문제들의 배후에 SNS가 놓여있었다는 말은 나로서 처음 듣는 이야기고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런 동시에 SNS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끔도 해주고. 그렇게 특정 주제나 소재에 대해 관객들이 한 번 더 생각하게끔 만든다면 다큐멘터리로써는 성공한 거지.

다만 관객들의 공감을 위해 추가한 드라마 요소는 여전히 불호. <매트릭스>처럼 묘사한 SNS 의인화도 너무 노골적이라 별로 재미없었다. 생각보다 그 분량이 너무 많은 느낌도 들고... 그나저나 이젠 정말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세대가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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