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1 20:59

웨이 다운 극장전 (신작)


장르 영화의 설계도, 딱 그렇게 요약할 만하다. 단점 같이 들리겠지만 장점이고, 그렇다고 또 장점이라 하기엔 단점이기도 한 부분이다.

<웨이 다운>은 아주 아주 아주 전형적인 하이스트 영화의 궤를 따른다. 이 거대한 도둑질의 동기를 설정하는 프롤로그와, 천재적인 면모를 지닌 주인공 설정, 그리고 각기다른 전공을 지닌 전문가들의 파티. 그 어느 하나 전형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한 마디로 뻔하고 빤한 영화. 뭔가 좀 더 장르 내에서 변주를 해가며 전체 조율의 모양새를 띄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영화는 그에 대한 욕심이 전무하다. 고로 어쩌면 게으른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물들의 이러한 설정이 전부가 아니라, 그 외에도 다 어디서 한 번 이상 본 것 같은 장면들이 속출한다. 머리 식히겠다고 놀러간 술집에서 기상천외한 핵심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든가, 홍일점 여성 멤버에 대한 호감을 서정적인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이라든가, 팀내 배신자가 한 명 존재 했다든가 하는 등의 모든 전개들이 다 그렇다. 이 정도면 그냥 기존 하이스트 영화들의 기본 만을 모으고 모아 믹서로 간 수준.

그러나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똑같은 그 이유 때문에 <웨이 다운>은 근근할지라도 생명력을 얻는다. 새로움에 대한 욕심이 0에 수렴해 변주가 전무한데, 다르게 이야기하면 이건 장르 영화란 게 별다른 욕심 없이도 주어진 설명서 대로만 차근차근 조립한다면 최소한 기본기 이상은 할 수 있다는 교훈으로써 작용하기도 하거든. 그러니까 영화가 기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기본 평균 만큼은 해낸다는 소리. 진짜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모두 접고 멍 때리듯이 편하게 보면 그냥 훌훌 넘어갈 수 있는 영화인 것이다.

주인공이 천재 공학자라는 점과, 그가 맞서게 되는 장애물이 기계 공학 & 물리학의 산물이라는 점. 어떻게 보면 그나마 이게 조금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던 특이점이라 할 만한데, 심지어 여기에서 마저 욕심이 없었다. 굳이 따지고 보면 이게 가장 아쉬움. 근데 뭐 어쩌겠나, 영화 스스로가 욕심없이 검소의 길을 걷겠다는데 내가 말릴 턱이 있나.

성인이 된 이후의 프레디 하이모어를 정말이지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건데, 어째 어릴 때 얼굴이 지나치게 너무 많이 남아있어 좀 어색한 느낌. 얼굴 전체가 마치 CG 같다. 어린 시절의 프레디 하이모어가 모션 캡쳐로 자신의 성인 모습을 연기하는 느낌. 

뱀발 - 팜케 얀센도 뭔가 얼굴이 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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