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4 17:17

크루즈 패밀리, 2013 대여점 (구작)


질풍노도 반항의 시기를 보내는 딸과, 그런 딸을 안전 때문이라는 이유로 속박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동서고금 끊임없이 반복되어온 이야기인데 그건 선사시대 때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영화는 불도 다루지 못한채 동굴 안에서만 안락함을 느끼는 원시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 자체는 결국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갈등이며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 역시 온고지신으로 귀결된다. 때문에 영화에서 좀 더 주도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것은 원시시대의 선사시대의 비주얼 묘사와 그로부터 촉발되는 소소한 재미. 그 점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미묘한 게 사실이긴 하지만, 꼰대 중의 꼰대 역할을 맡은 아버지 캐릭터 그루드 덕분에 나름 웃을 수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루드의 유머 중 몇 개가 진짜 존나 웃김. 가족 관객 타겟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일진대 도무지 어린 애들은 이해할 수도, 웃을 수도 없는 포인트가 몇 개 있다. 장모랑 함께 사는 그루드가 그녀의 죽음이 엿보일 때마다 미소 짓는 거. 아니, 그거 진짜 존나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특유의 숨길 수 없는 미소와 그게 곧 꺾이는 타이밍이 존나 내 취향이었다. 장모가 죽음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대놓고 웃는 사위를 주인공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기서 진짜 빵 터졌네.

나머지는 죄다 평범한 편이다. 인물들은 전형적이고, 갈등은 쉽게 봉합된다. 특히 가장 감정의 골이 깊었던 두 인물, 그루드와 가이의 관게가 회복되는 장면은 너무나도 얼렁뚱땅. 이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었으면서... 보다보면 역시 사람은 죽음을 목전에 두어야만 성장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더 평범한 이야기라서 별로 할 말이 없네. 그냥 그루드 개그가 존나 웃겼다. 니콜라스 케이지 특유의 목소리가 그걸 너무 잘 뒷받침해주었고. 그래도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 성장 영화적 측면에서 좀 더 기대했던 것이 있었는데 그런 건 없네. 차라리 더 노골적인 본격 개그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 넷플릭스에 이거 베이스로 만든 TV 시리즈가 있던데, 보진 못했지만 그런 포맷에 좀 더 어울리는 영화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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