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8 15:11

컨저링, 2013 대여점 (구작)


씨발... 내 생애 지금까지도, 또 앞으로도 없을 영화일 거라 생각해왔는데... 어쩔 수 없이 시리즈 전체를 정주행 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서 결국 봐버렸다. 그러나 놀라웠던 건, 영화가 생각보다 그렇게 무섭진 않았다는 것.

호러 영화니까 점프 스케어로 일순간 시끌벅적하게 구는 거야 이해할 수 있지. 허나 재밌는 건, 그 외의 다른 부분들은 모두 차분하고 고요한 편이란 것이다. 블록버스터 영화 연출로 살짝 넘어온 이후의 제임스 완은, 하나같이 시끄러웠지. 그런데 그 이전에 만든 호러 영화들은 다 진정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더불어 하위 장르로 하우스 호러를 택했는데, 배경이 되는 집의 안쪽에서 부터 누군가의 시점처럼 보이는 상태로 촬영 되었다는 점 등 역시도 특유의 분위기 형성에 일조하는 편. 

세상에서 제일 가는 겁쟁이라 그러더니, 어떻게 이 영화가 무섭지 않을 수 있었냐-고 내게 물을 수도 있겠다. 물론 무섭지 않았다고 큰소리 떵떵 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는내내 눈을 아예 안 가렸던 건 또 아님. 그리고 다행히 또 혼자 봤던 게 아니라서... 그러니까 내 말은, 걱정했던 것보다 무섭지는 않았단 소리. 차라리 <그것>이 더 무서웠던 것 같은데? 하여튼 걱정보다 덜 무서웠던 지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첫번째가 바로 귀신의 이미지였다. 앞에 숨바꼭질하다 박수치는 장면 등 분위기 고조 시키는 장면들은 무섭지. 근데 귀신이 본격적으로 첫 등장한 쇼트가... 그 쇼트가... 그 쇼트가 그냥 너무 웃겼다. 옷장 위에 머리 긴 여자 귀신이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으로 첫 등장 하는데, 그냥 그 자세와 표정 기타등등 모든 게 너무 웃겼다. 물론 웃으라고 그렇게 만든 쇼트는 아니겠지만... 그냥 나한테는 그게 너무 웃겼다고... 직후 그 앞에 서 있던 어린 소녀에게 그 귀신이 점프해 달려드는데, 그 꼴도 그냥 너무 웃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었던 것 같다. 그 때 웃어서 이후 영화가 더 안 무서웠던 것 같음.

두번째 지점은 주인공들이 많았다는 것. 주인공 혼자 밤에 외딴 숲을 돌아다니거나, 혼자 귀신들린 대저택 어딘가를 배회하거나 했다면 존나 무서웠겠지. 근데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꽤 많은 편이더라고. 일단 피해자 가족부터가 여섯명 정도 되고, 여기에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워렌 부부의 파티원들이 또 한 무더기 됨. 다같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집 이곳 저곳을 싸돌아다니는 내용이다 보니 덜 무서웠던 것도 있었다. 그냥 그들 모습이 고스트버스터즈처럼 보이더라고. 물론 조금 더 진지한.

어쨌거나 걱정보다는 덜 무섭게,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방식이 좋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고. 근데 주제가 좀 깨는 측면은 있었음. 결국은 사랑, 또는 가족애 등이 가미된 주제인 건데 이게 영화의 분위기랑 잘 맞아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은 안 들더라. 이런 건 차라리 3편이 잘한 것 같음.

뱀발 - 아무리 생각해도 워렌 부부를 이해할 수가 없다. 대체 왜 그런 망측한 물건들을 집 한 구석에 보관 해놓는 거냐고. 그 집엔 자기 딸도 살고 있는데. 차라리 어디 외딴 곳에 창고 임대 해서 거기다 보관하면 될 일이지, 왜 굳이 어린 딸이 접근할지도 모르는 집 한 구석탱이에 그딴 신전을 만들어놓은 거야... 그런 것에 학을 떼는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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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웃긴 게 심지어 이번엔 1편 보다도 더 안 무서웠음. 이쯤 되면 나 호러 영화에 새로 취미 붙이는 거 아니냐고. 물론 수녀 귀신이 등장 하는 장면은 무서웠다. 근데 사실 그것도 따지고 보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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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도 검색해보니 그리 평이 좋질 못하더라고. 여러모로 망할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웃기게도 나는 이번 3편이 시리즈 중에 제일 재밌더라. 스포가 시켰다! 1편이 진성 하우스 호러였고, 2편이 거기에 살짝 반전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미스테리물로의 변주를 시도했었다면, 이번 3편은 그 미스테리물로써의 비중을 늘려 본격 추 ... more

덧글

  • 싸바 2021/06/21 04:28 # 삭제 답글

    워렌 부부의 물건 전시는 결국 애나벨 집으로의 사태를 불러 일으킵니다. 애나벨 집으로 추천해요. 놀이공원 어트랙션 같은 영화라 호러 면역이 부족하신 분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 CINEKOON 2021/06/22 15:01 #

    저 공포 영화 볼 때 다른 모니터로 유튜브 무한도전 이런 거 틀어 놓는데 괜찮은 부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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