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1 15:42

아메리카 - 영화 같은 이야기 극장전 (신작)


미 건국의 아버지들을 비꼬다못해 죽이기까지 하면서 미국의 근간을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키는 작품. 우리의 우주에서라면 존 윌크스 부스에게 죽었어야만 하는 링컨도 그 이전에 늑대인간에게 사망. 조지 워싱턴은 <이블 데드>의 애시 마냥 전기톱 들고 설치느라 바쁘고, 토마스 에디슨은 중국인 여성 아이언맨으로 어레인지, 사무엘 아담스는 누가 유명 맥주 브랜드의 작명 유래 아니랄까봐 모든 순간 맥주를 끼고 사는 미친 마초 상남자로 재탄생. 건국의 아버지들을 이 정도로 막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란 나라의 자유주의가 물씬 느껴지기도 하고. 

배신의 아이콘이 된 매국노 베네딕트 아놀드와 그의 군대에 맞서기 위해서 조지 워싱턴이 팀을 리크루트 한다. 근데 그 모으고 모은 팀원들이 어째 다 나사가 빠져있는 듯한 인상. 그런 묘사로부터 연유되는 미국의 자성적인 유머가 분명히 힘있긴 하다. 영국으로부터 독립 하겠다고 설치기는 하는데 그 목적도 이상적이고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냥 영국놈들이 노잼이기 때문이란 것. 그리고 영세 사업자로서 영국놈들이 거둬들이는 세금 내기가 싫어서 그렇다는 것. 여기에 나름의 대의를 갖고 모이긴 했지만 성, 인종 차별에 열을 올리는 멤버들까지 보고 있으면 제작진들의 유머 센스가 참 지독하긴 지독하다 싶다. 하긴, 이 모든 문제들은 지금의 미국에서도 현재 진행형 상태이니 이 정도로 직접 언급하는 것 역시 효과가 있겠지.

제작진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이미 알 수 있듯, 갖가지 패러디가 빼곡하게 들어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국군은 <스타워즈>의 제국군처럼 묘사된다. AT-AT를 런던 2층 버스로 어레인지한 버전도 나오고, 무엇보다 국왕 제임스의 다스 베이더스러운 모멘트도 있음. 이미 죽은 링컨도 포스의 영처럼 나오고... 이외에도 빅벤이 사이버트로니언처럼 변신하는 모습이나 노골적으로 제이슨 스타뎀을 소환하는 설정 등 패러디를 찾는 어느 정도의 잔재미는 있는 편.

그러나 영화의 재미는 그게 다다. 패러디된 요소 요소들을 찾아내는 일. 딱 그 정도의 잔재미를 제외하면 별다르게 재밌는 장면이 없다. 컨셉은 좋았는데 정작 그 재미를 제대로 살려내지는 못했던 경우. 물론 그것은 내가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뼛속까지 미국인이었다면 이 영화의 가상 역사 드립들을 더 제대로 이해하고 더 제대로 즐길 수 있었을지도. 그치만 난 한국인이잖아. 그러니까 이 모든 개그들을 내가 다 오롯하게 잘 이해했을 거라고 애초 스스로에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개그 콘서트 느낌으로 너무 토막 토막 전개된다는 느낌도 있고, 특급 배우들을 성우로 기용한 것치고는 그 효용성이 좋았는지도 의문. 하여튼 기대했던 것에 비해 그리 웃기지는 않았다. 막나가는 컨셉을 품고 있었던 만큼, 좀 더 극단적으로 갈 수 있지 않았을까. 결말에서 벌어지는 난장판이 현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관객으로서는 더 흥미로운데 말이다. 그 난장판을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루면 어땠을까 싶음.

덧글

  • rumic71 2021/07/01 17:34 # 답글

    보스턴 티 파티도 그렇고 실제 동기는 산도적 수준인 사건이 미국 독립과정에서 많았죠.
  • 포스21 2021/07/01 20:55 # 답글

    이거 넷플릭스에서 하려는거 같더군요. 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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