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2 16:52

보이스 극장전 (신작)


경찰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해 일망타진 검거하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정작 보니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조직 금방 찾아내 다 쥐어패는 영화였다. 추적보다 잠입, 대화보다 주먹이 앞서는 행동파 액션 영화. 다시 말해, 주인공의 능력치가 쩔고 행동력이 대쪽같다. 주인공인 서준은 나중에 강철중이나 서도철 만나도 안 꿇릴 것 같다. 

순발력이 좋고 행동도 재빨라 사리판단에 능하다. 여기에 싸움도 잘하고 달리기로 날쌔다. 한국영화 주인공 치고 답답할 구석이 별로 없다. 그러니까 이야기 전개도 탁탁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이게 바로 <보이스>의 미덕이다.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에 대한 취재와 시원시원한 캐릭터로 설정된 주인공의 조화. 물론 <보이스>는 약점도 있는 영화다. 김희원 등이 연기한 경찰측 캐릭터들은 그저 결정적 순간에 뒷처리를 하기 위해 설정된 인물들에 지나지 않고, 주인공인 서준을 돕는 해커의 이야기 역시 너무 따로 겉돈다. 그뿐이랴? 마지막에 메시지를 너무 대놓고 던지는 부분도 에러. 메인 악역과 주인공의 클라이막스 대결도 허무. 약점이 없지는 않은 영화다. 하지만, 어쨌거나 <보이스>는 장르 영화로써 크게 부족한 지점이 없어 보인다. 상술한 내용들은 그저 다소간의 아쉬움일 뿐, 그저 두 시간 신나게 때우다 가겠다-라는 마음가짐이라면 나름대로 신나게 볼 수 있는 장르 영화인 것. 

아, 그런 생각도 든다. '이거 주인공이 너무 인자강 아냐?'라는. 그런데 이건 장점과도 겹치는 부분이라 크게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음. 그러니까 그나마의 아쉬움을 좀 해소해보자면, 주인공에게 좀 더 살을 붙이는 것도 좋았을 것. 뭐, 지금도 충분히 대단한 이력을 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걸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면 납득이 쉽고 빨랐을 것 같다. <범죄도시>의 마동석이야, 워낙 그 풍채와 이미지가 강대하니 '그냥 존나 세다'로 퉁쳐도 무리가 없지. 하지만 변요한은 좀 다르잖아. 그러니까 얘가 생긴 건 좀 이래보여도, 알고보면 엄청난 녀석이야- 정도의 느낌을 더 강하게 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물론 지금 버전도 나쁘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그냥 트집잡기일 수도 있음.

그런데 정작 이야기하고 싶은 배우는 변요한 보다 김무열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김무열이 이 영화에서 엄청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님. 그런데 나의 변태적인 성향과 취향이 이 영화 속 김무열의 어느 한 쇼트에 꽂혀버렸다. 예고편에도 나오는 쇼트인데, 보이스피싱 콜센터 중앙에 선 김무열이 흥에 취해 활짝 웃으며 손을 올리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걸 김무열의 정면에서 인물에게 고정된 상태로, 슬로우모션을 통해 담아내고.


바로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난 이 쇼트가 왜 이렇게 웃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Gif로 따는데도 겁나 웃고 있닼ㅋㅋㅋㅋㅋㅋ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이 쇼트 저 표정에 중독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 리뷰치고는 기승전병 같네. 그래도 좋다. 오늘도 자기 전에 저 표정 또 보다 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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