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1 13:56

매트릭스 - 레볼루션, 2003 대여점 (구작)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 답게, 영화는 물량공세를 펼친다. 인류 최후의 도시 시온은 어마무시한 숫자의 센티넬과 거대 규모 전투를 펼치고, 네오 역시 이소룡 + 수퍼맨이 되어 스미스와의 파괴력 넘치는 혈투를 벌인다.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그런 규모에서 비롯되는 스펙터클 덕에 보는 맛은 확실히 있다. 그런데 이전 작들과의 페어링을 굳이 생각해보면, 어째 <매트릭스 - 리로디드>와의 궁합만 떠오른단 말이지. 물론 동시에 함께 제작된 영화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어째 1999년의 <매트릭스>와는 좀 거리감이 있는 느낌. 

한마디로 할리우드의 양산형 블록버스터들 중 한 편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 말이다. 물론 평균치에 부합하는 블록버스터 만들기 역시 굉장히 어렵지. 그건 인정이다. <매트릭스 - 레볼루션>은 스펙터클하고, 또 그로인해 킬링타임 영화로써 어느정도 제몫을 한다. 문제는 이 영화가 바로 그 <매트릭스>의 후속편이자 최종편이었다는 데에 있다. 1999년의 <매트릭스>는 그냥 그런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지 않은가. 

규모는 늘었는데 그에 반비례해서 밀도는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2편이었던 <리로디드>의 이야기적 단점들은 그대로 계승 되어, 여러 캐릭터들이 더 등장함에도 여전히 NPC처럼만 느껴진다. 특히나 메로빈지언은 왜 또 나온 건지. 사실상 이 영화에서 그대로 들어내도 전체 이야기 구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인물이 바로 그다. 때문에 나는 워쇼스키 형제가 사실상 기차역에 갇힌 네오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메로빈지언을 다시 등장 시켰다고 본다. 워쇼스키 형제는 그저 기차역에 홀로 남아 달리기를 무한 반복하는 네오 이미지만 어떻게든 넣고 싶었던 것 같음. 그게 전체 영화 줄거리에 부합 하든 안 하든.

그나저나 <애니 매트릭스>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이 세계관 속 기계들에겐 뭔가 확실히 관대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인간들 죽이는 방법이나 재배하는 묘사 같은 거 보면 뭔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래도 결말보면 약속을 너무 잘 지키지 않나. 게다가 네오 대면할 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음에도 친히 인간의 얼굴을 모사해주기까지. 그냥 인간들에게 존나 빡쳐있을 뿐 알고보면 은근히 잘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씨의 소유자일지도?

곧 4편이 개봉되지만, 트릴로지 기준만으로 하자면. <리로디드>보다는 낫고 1편만은 못하다. 부등호로 표현하자면 
2편 < 3편 <<<<<<<<<<<<<<<<<<<<<<<<<<<<<<< 1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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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AGA 2021/12/26 11:11 # 답글

    마무리를 위한 3편이라고 할까요? 매트릭스만으로도 이미 모든 이야기를 다 했는데, 괜시리 2, 3편을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 CINEKOON 2021/12/29 12:37 #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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