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탄난 부부 관계. 외딴 별장으로 떠난 여행에서, 부부는 서로를 죽이려든다. 하지만 이 무서운 계획에 더 무서운 불청객들이 있었으니...
제일 중요한 것은 점입가경의 쾌감이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진짜로 계속해서 뒷통수 치는 전개가 나오지 않나. 부부는 서로를 뒷통수 치고 이어 아내는 남편의 멍청한 친구에게, 그 멍청한 친구는 결국 남편에게, 부부는 세 범죄자들에게, 그중 네오 나치는 남편에게 다시, 그중 리더는 남편의 아버지에게 등등. 말 그대로 프레임 바깥에서 누군가 침투해 들어와 뒷통수 후려갈기는 전개가 속출한다. 그러니 보면 볼수록 가관이네-라는 인상이 들어야 하는 영화였음.
그러나 그러한 전개는 전혀 반대의 효과를 낳는다. 영화 전체가 너무 뜬금없어 보이는 것. 게다가 그걸 매 인물들 모두에게 몇 분씩의 과거 회상 장면을 각각 보장해줌으로써 지나치게 설명적인 태도를 취해버린다. 쓸 거면 한 두 번만 썼어야지, 지금 이게 벌써 몇 분째 과거 회상이냐. 지금 현재 시점의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데, 왜 자꾸 과거가 끼어들어서 흐름을 끊냐고. 특히 남편 아버지의 등장은 최악이다. 이런 소규모 세트 피스의 액션 구도에서는 장면 바깥에 있던 존재가 끼어들어오는 거, 적어도 나는 별로다.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했으면 그 부부가 모든 사건들을 어떻게든 다 해결해야지. 오직 둘만의 힘으로! 남편 아버지가 차 타고 들어오는 건 너무 넌센스잖아.
그럼에도 감독의 악취미적 센스가 돋보이기는 한다. 이 사람은 참 한결 같네, 피와 똥이 뒤섞이는 거... 추잡한데 웃기고, 웃긴데 또 추잡한 영화. 하여간에 감독의 센스는 알아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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