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늦게 챙겨보았던 전작을 혹평 했던 기억이 난다. 요지는, 너무 성급한데 디테일도 부족하고 결과론적으로는 음악도 채 시원하게 못 들려준단 것이었지. 속편인 <씽2게더> 역시 전작과 비슷한 길을 걷는다. 하지만 이번엔, 아주 조금이라 할지라도 어쨌거나 나아졌다. 근데 그게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일반적인 할리우드의 속편 공식대로 이번엔 규모가 커져서? 아니면 전작에서 잘 해내지 못했던 인물들 소개가 2편에 이르러 조금 채워졌기 때문에? 뭐, 어쩌면 그 둘 다일 수도 있고.
여전히 노래는 변죽만 올리고 마는 느낌이다. 선곡들은 하나같이 다 좋다. 장르적으로도 폭 넓은 편이고. 근데 그 각 노래들로 귀 호강할 타이밍이 너무 짧다. 대부분의 노래들이 후렴으로만 존재하거나, 또는 그마저도 부여받지 못한다. 후렴의 세네마디 정도만 부르고 쏙 들어가는 곡들도 너무 많음. 물론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제대로 들려주는 편이지만, 어쨌거나 그 앞에서 튀어나오는 노래들은 이제 좀 들썩일만 하면 다시 들어가버림. 이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 더불어 디테일의 문제 또한 있는데, 이건 이미 전편 이야기하면서 다 성토했던 거고. 이런 디테일들을 미리 잡아두면 훨씬 더 좋았겠지만 이미 1편에서 그 모양 그 꼴로 만들어두었으니 이제와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변경해 다시 잡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만 명백한 악역이 설정됨으로써 이야기가 좀 더 간결해졌고, 그와중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현실과 이상 사이 대립을 잠깐이나마 묘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물론 애니메이션 답게 그런 고민들이 모두 나이브한 태도로 금세 풀려버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보면서 미스 크롤리 때문에 딱 한 번 웃음. 그녀가 안구 대신 다른 것 박아넣고 돌아온 장면은 가스 제닝스의 악동 기질을 조금이나마 다시 엿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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