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3 18:20

적벽대전 - 최후의 결전, 2009 대여점 (구작)


명절엔 역시 삼국지 아니겠는가 2.

드디어 적벽대전이 개전되고, 삼국지 팬들이라면 익히 잘 알고 있을 전략 및 전술들이 묘사된다. 제갈량은 남동풍을 예측하고 조조군에게 화살을 빌려오는 등의 활약을 펼치고, 기만 전술 그 자체가 된 유비의 군대와 그 식솔들은 실력을 재량껏 뽐낸다. 그런데 그 와중 조조를 연기하는 장풍의의 절정 간지란... 양조위와 금성무, 장첸 조합에 맞서 홀로 대마왕 역할 하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장풍의는 그걸 손쉽게 해낸다. 사실 코나미 일러스트에 길들여진 나로서도 장풍의의 얼굴을 한 조조를 처음 소개 받았을 때 여러모로 당혹스러웠거든. 아무리 봐도 내가 상상해온 조조 얼굴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 표정을 지을 줄 아는 배우라면 내가 기대했던 게 아니라해도 조조의 얼굴로 인정이다. 건너편에 양조위랑 금성무랑 장첸 얼굴을 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이상하게 안 꿇림. 

1부 이야기를 하며 주유와 제갈량의 영웅담으로만 가지 않아 좋다고 했었는데, 그 매력 포인트였던 손권의 서사가 2부에서 제대로 마무리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의미가 깊다. 굳이 따지면 그 서사와 내면이 아주 제대로 묘사된 건 또 아닌데, 그럼에도 이토록 큰 그림을 그리는 대규로 프로젝트에서 이 정도라도 짚어준 게 어디인가 싶어짐. 제대로 마음 먹고 조조에게 최후의 일발을 날리는 그의 모습에서, '아, 손권 캐릭터는 이걸로 됐다'라는 생각을 했다. 손권의 서사라고 해봤자 진짜 별 것 없는데, 그래도 그 안에서 탄탄하게 기승전결 꾸렸으니 그건 그거대로 만족.

다만 솔직히 이야기해, 전체 전황이 영화적으로 잘 담겼는가에 있어서는 의문. 물론 화려하지. 스펙터클 보는 재미도 좋고. 다만 그 규모로만 봤을 때 조금 아쉽단 소리. 연작 구성까지 취해가며, 애닳는 관객들 기대감 살살 달래가며 꾸려온 스케일 치곤 뭔가 좀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아 있음. 화공 묘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이어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손상향과 그 친구의 우정 관계는 그냥 웃긴다. 참으로 연의적 설정인데, 그냥 한 편의 영화로만 봤을 때 그것 때문에 뭔가 좀 덜컹거리는 느낌? 굳이 외간남자 아니, 적진의 남자와 로맨스를 꼭 펼쳤어야만 속이 후련했냐고. 그게 오우삼 특유의 철렁이는 감정이라고 한다면 존나 할 말 없긴 한데...

어쨌거나 영화의 탑 간지는 양조위와 장풍의 투 탑. 그리고 장첸의 손권이 수훈갑. 금성무는 존나 잘생겼는데 제갈량 하기엔 너무 느끼한 것 같다. 

덧글

  • 리쿤 2022/02/08 11:03 # 삭제 답글

    삼국지 영화는 옛날에 명장관우와 용의부활도 재미있게 봤었어요

    삼국지는 인물전 시리즈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후로 시리즈가 나오질 않네요...
  • CINEKOON 2022/03/28 13:08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젊은 대중들의 관심으로부터 삼국지가 동떨어져가고 있는지라... 뭐, 중국 본토에서는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