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6 15:30

배트맨 박람회 초능력자들


팀 버튼의 배트맨은 분열된 자아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정신분열증 환자. 그리고 그가 활동하는 고담시 역시 하나의 거대한 박쥐성 또는 고딕 마굴로 묘사됨. 박쥐옷을 두른 정신병자와 광대 분장을 한 싸이코패스, 고양이 옷을 입은 분노조절장애자, 펭귄 닮은 애정결핍 야만인이 싸우는 내용을 표현주의적으로 포장해놨음. 그러다보니 금주법 시대 의상과 유럽의 고딕 양식 건축물, 배트맨의 하이테크 장비들이 혼재 되어 있는 시대착오적 분위기가 강함. 이쪽 배트맨은 설정상 1년차 정도. 근데 1년차면 이제 갓 데뷔한 건데 그것 치곤 여러모로 여유로움.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은 여러모로 만화적. 어린이 가족 활극에 더 가깝게 포지셔닝 되어 있다보니 배트맨이 농담 따먹기도 잘함. 내적 갈등과 고뇌는 적게, 유머와 긍정 에너지는 높게 함량 배분됨. 그가 활동하는 고담시 역시 다분히 만화적. 여러모로 카툰 같은 배트맨. 근데 그 특유의 발정난듯한 조명이 너무 강해 가족영화라기엔 무언가 매음굴 같은 느낌이 남. 캐릭터 나고 배우 난 게 아니라, 배우 나고 캐릭터 난 시리즈이기도. 리들러에게서 짐 캐리의 냄새가 너무 강하게 풍긴다든가... 이쪽 배트맨은 설정상 5~6년차 정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사실주의적 배트맨. 이쪽 배트맨은 범죄에 대한 분노보다는 고담시에 대한 책임을 더 크게 느끼는 인물. 사실주의가 컨셉이다보니 그 뉴욕이나 시카고 등 실존하는 대도시에서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 이른바 '진짜로 있을 법한' 고담시의 외양. 악당들도 갱스터나 싸이코패스 등으로 다분히 현실적. 이쪽 배트맨은 데뷔부터 은퇴까지 다 보여짐. 


잭 스나이더가 만든 배트맨 역시 조엘 슈마허의 그것처럼 만화적인데, 다만 카툰 같은 느낌보다는 그래픽 노블에 더 가까운 듯한 인상. 전반적으로 암울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시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느낌의 대도시로 묘사됨. 이쪽 배트맨은 분노를 넘어서 포기에 가까운 염증 뿐이 안 남은 인물. 설정상 역대 가장 고령의 배트맨으로, 활동한지는 15년 정도 된 듯. 


맷 리브스의 배트맨은 필름 누아르 속 탐정으로 그려짐. 분노로 가득차 있는데 그걸 풀지 못해 누구라도 줘패기 위해서 고담의 밤거리를 배회하는 인물. 주체 안 되는 폭력성과 범죄에 대한 집착이 일종의 광기처럼 느껴짐. 팀 버튼의 배트맨과는 다르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음. 왜냐면 이미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삶보다 배트맨으로서의 삶에 더 에너지를 쏟고 있기 때문. 활동한지는 이제 막 2년차. 


개인적으로 꼽는 역대 배트맨 순위는, 
벤 애플렉 > 로버트 패틴슨 > 크리스쳔 베일 > 마이클 키튼 > 발 킬머 > 조지 클루니

배트맨 말고 브루스 웨인으로서는, 
벤 애플렉 = 크리스쳔 베일 > 마이클 키튼 > 발 킬머 > 로버트 패틴슨 > 조지 클루니

덧글

  • virustotal 2022/03/16 22:29 # 답글

    레고 배트맨도 좋고

    짐 캐리 나온거 그것도 볼만하고 ( 아무튼 재밌잖아요)

    이번껀 최악 (더 배트맨)
  • CINEKOON 2022/03/28 13:00 #

    전 이번 영화 정말 좋던데...
  • 잠본이 2022/03/17 08:59 # 답글

    뭘 해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조지클루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튼판은 스타일이 스타일이다보니 왠지 프리츠 랑이나 무르나우가 흑백으로 뱃맨찍으면 재미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게 하더군요. (제가 이양반들 영화 본건 버튼판 이후였지만)
    스나이더판은 프랭크 밀러 영향이 너무 농후해서 개인적으론 영 애매...
  • rumic71 2022/03/18 00:39 #

    조지클루니는 무엇보다 너무 촌스러웠죠. 배트맨과 로빈은 정말 만화찢고 나온 느낌이라 작품적으론 좋아하는데...
  • CINEKOON 2022/03/28 13:00 #

    그리고 조지 클루니는 그냥 조지 클루니로 나오잖아요. 브루스 웨인이나 배트맨이라기 보다는 그냥 조지 클루니...
  • 잠본이 2022/03/28 13:03 #

    톰크루즈가 뭘해도 그냥 톰크루즈로 보이는 것처럼(...)
  • SAGA 2022/03/27 21:23 # 답글

    크리스천 베일은 배트맨보다는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죠.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배트맨은 벤 애플렉이었구요.

    조지 클루니는 다 최악이니까 그냥 논외로...
  • CINEKOON 2022/03/28 13:01 #

    벤 애플렉은 브루스 웨인으로서나 배트맨으로서나 거의 동급 최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작품 운이 지지리도 없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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