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6 15:32

카시오페아 극장전 (신작)


치매 걸린 가족을 돌보는 내용이란 것까지만 알고 찾은 극장. 그외엔 정말로 상영관 앞에 붙어있던 포스터만 봤다. 그래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지, 안성기 언제 치매 걸리나-하고. 근데 알고보니 일반적인 치매가 아니라 초로기 치매를 다루는 영화였던 거임. 결국 그 치매의 주인공은 안성기가 아니라 서현진의 것이었던 거임. 거기서 영화의 차별점이 도드라지기 시작한다. 

치매를 다루는 보통의 영화 또는 드라마들은 그 대상을 6,70대 이상의 노인으로 잡는다. 그리고 우리네 또한 그렇다. 치매라는 병이 발병한다면, 그건 젊은 날의 나나 내 형제 자매가 아니라 살대로 다 살았다 여겨지는 부모 세대의 노인들 것이겠지. 그 당연하다 여겨지던 폭탄 돌리기가 그들이 아닌 내 품에서 터졌을 때의 당혹감은 정확히 어떤 것일까. 욕 먹기 딱 좋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다 생각하는 이야기. 보통의 노인들이 치매에 걸렸을 경우, 우리들이 할 솔직한 생각은 그런 것일 테다. '무사히만 계시다가 돌아가셨으면.' 왜? 우리들은 노인의 죽음이 우리들의 그것에 비해 더 가까울 거라고 당연히 생각하니까. 그런데 30대에 발병한 치매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하지 않겠는가. '아, 아직 창창한 젊은 날에 저게 무슨 고생이람.'

영화는 그 때문에 더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막 아이를 유학 보냈고, 이제 막 변호사로서도 경력을 떨칠 젊은 시기. 그야말로 새파랗게 창창한 시기에 수진은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는다. 어쩌면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던 내가 주인공 수진과 비슷한 30대였기 때문에 더 공포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일반적인 보통의 치매도 충분히 무섭고 슬프게 느껴지지만, 30대에 발병한 초로기 치매는 또다른 차원의 공포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그 공포를 수진 옆에서 그대로 받아내야 하는 늙은 아버지 인우의 모습에, 아마 많은 부모 입장의 관객들 역시 알듯 모를듯한 슬픔을 느끼지 않았을까. 

치매를 소재로 다루고 있단 점에서, 당연히 눈물 콧물 다 터지는 장면이 하나쯤은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대에 부합하듯, 그리고 그 상황상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수진의 울음. 그런데 정말 의외인 것은 그 옆의 아버지 인우는 결코 울지 않았다는 점이다. 밖으로 터뜨리기 보다는, 안으로 수용하며 끝까지 버텨내려 안간힘을 쓰는 듯한 안성기의 얼굴에 더 슬퍼지는 영화. 생각해보면 안성기는 임권택의 <화장>에서도 죽어가는 아내를 수발 했었다. 그리고 환자는 아니었지만, 자기도취적이고 자존심 강했던 왕년의 스타 최곤을 지키는 것도 <라디오 스타>에서의 안성기였지. 그러니까, 그는 누군가를 돕고 아끼고 잡아주며 버티는 모습으로 최적화되어 있는 배우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나름대론 형사 역할도, 냉혹한 살인마 역할도 다 잘 해냈었지만 말이다. 


뱀발 - 엔딩 크레딧 왜 이렇게 급하냐. 아직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화면 위로 엔딩 크레딧 마구 띄워버리니까 이건 얼른 나가라는 건지 뭔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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