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30 16:04

맨 프롬 토론토 극장전 (신작)


사소했던 오해가 굴러가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을 코미디로 묘사하는 영화들, 많았지. 그중에서도 무능력한 주인공을 어마어마한 프로페셔널로 오인하는 상황을 주력으로 삼아 그 코미디를 만든 영화들 역시 많았다. 당장 떠오르는 영화는 아무래도 <터커 & 데일 vs 이블>. 그거 좀 재밌게 봤었걸랑. <맨 프롬 토론토> 또한 그런 구성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이 이야기를 왜하냐면, 당신이 무얼 기대했든 이 영화에 새로움이란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서. 결과적으로는 주연을 맡은 케빈 하트와 우디 해럴슨, 두 배우의 매력만을 믿고 돌진 했던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

진짜로 뻔해 죽겠다. 평소 되는 일 하나 없이 무능력하게만 살아온 케빈 하트가, 물샐 틈 없는 완벽주의로 살아온 우디 해럴슨을 만나 좌충우돌하다가 끝내는 우정 비스무리한 걸 서로 느끼게 되고 마지막 가서는 진정한 한 팀으로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 케빈 하트와 우디 해럴슨이라는 차 떼고 포까지 뗀 뒤에 본 날 것의 이야기 전개는 정말이지 허무할 정도로 전형적이다. 하지만 언제나 말했듯, 뻔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재미만 충만하다면 또 비벼볼 수 있을 것... 문제는 그 뻔한 재미마저 전무하다는 게지...

이런 상황이다보니 두 주연배우의 매력만으로 버텨야 되는 상황이 온다. 문제는 이쪽도 존나 매너리즘이라는 거다. 케빈 하트는 <라이드 어롱> 시리즈에 이어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누군가를 따라다니는 캐릭터를 다시 한 번 더 연기한다. 여기에 우디 해럴슨 역시도 이전 그의 영화들에서 항상 보여줬던 연기만을 시연하고 있고... 

그렇다고해서 막 나쁜 영화라 하고 싶지는 않고. 한 편의 영화 자체로 보기에, <맨 프롬 토론토>는 딱 주말 밤 맥주 한 잔 곁들이며 보기에 좋은 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르의 역사는 길고, 이런 영화들은 그에 많이들 의존한다. 그런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참으로 노력 안 한 결과물이다. 넷플릭스도 문제지만 <킬러의 보디가드> 같은 뻔한 영화를 내내 만들고 있는 감독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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