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9 21:51

이모티 더 무비, 2017 대여점 (구작)


"이거다!"를 외치며 한 몫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제작회의 참여자들의 그 당시 기분이 어렴풋하게 나마 보인다.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이니, 그 내부 세계를 그려내는 애니메이션 만들면 잘 팔리지 않겠어? 스마트폰을 쓰는 이라면 누구나 매일 수십번 이상 이모티콘들을 접하잖아! 그러니까 그들을 주인공으로 쌈박한 애니메이션 하나 만들어야지! ......나름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그 방식이 쌈박하지 못했다는 데에 문제는 존재한다. 

그러니까 사실상 스마트폰 내부의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흥미롭지 않다는 데에서 모든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이런 종류의 이른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는 애니메이션들은 이미 많았다. 그게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들의 세계든, 의인화된 포유 동물들이 대도시를 이뤄 살아가는 세계든 간에. 그러니까 스마트폰 내부라는 공간적 배경은 나름대로 트랜디하게 잘 포착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안을 그려내는 방식에 있어 새롭게 시도한 건 전무. 그리고 무엇보다 그 스마트폰 내부 세상이 그리 설득력 있지도 않다. 이모티콘들 번식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어떻게 주인공 이모티콘에게 부모가 있을 수 있는 거야? 그것도 가족 모두가 똑같은 감정만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공주 이모티콘이 탈주 했으면 이제 스마트폰 이용자는 그 이모티콘 못 쓰는 거? 

이런 자잘한 세계관 설정까지 다 잡아놔야 되냐-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래야하는 것까진 아니지만 적어도 그 정도의 정성은 보여야지 않겠냐고 되묻고 싶다. 기초부터 제대로 서지 못하는데 영화 전체에 몰입 하라고 강요하는 건 좀 어불성설이지 않나. 그리고 그 점을 차치하고도 스마트폰 내부 세상을 재밌게 그려내지 못한 건 팩트. 아니, 페이스북 앱 내부 같은 건 당연히 관객 입장에서 기대가 되잖아. 그럼 그 부분을 좀 더 디테일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려냈어야지. 지금은 그냥 간만 보다 끝남. 

영화 자체에 대해서 실망했던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그런 내부 세계관 설정들은 이미 <주먹왕 랄프 2 - 인터넷 속으로>가 훨씬 더 잘 해놨었다. 아, 오히려 그 영화가 더 늦게 나왔구나. 그럼 그 영화가 이 영화 반면교사 삼았던 것으로 봐야겠네. 물론 그 영화가 좋았던 것은 또 아니지만.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