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7 14:54

오스트레일리아, 2008 대여점 (구작)


금가루폭죽 가루에 이어 이번엔 흙가루다. 자신의 모국 호주를 제목과 배경으로 삼아 펼쳐지는 대서사시. 근데 진짜로 대서사시였음. 아니, 이 정도면 특대서사시. 영화 한 시간 반 보고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는데 그 뒤에 바로 또다른 이야기 한 시간 반이 더 붙더라. 극장에서 봤으면 오히려 좋아해야 했던 건가? 영화 한 편 값으로 두 편 본 셈이나 다름 없었을 테니.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런닝타임도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썼겠지. 오프닝 자막 보고는 흔히들 어보리진이라 부르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프닝 직후까지 보면 한 귀족 여성의 목장 타이쿤으로 변모한다. 그러다가 또 소몰이 뜻밖의 여정이 이들을 기다리고... 그 사이사이 남녀 두 주인공의 차근차근 로맨스와 전 남편 살인에 대한 미스테리, 인종차별 하지 말자는 메시지는 덤. 그렇게 끝나는가 했더니...... 그 때 가서는 또 태평양 전쟁으로 이야기를 확 꺾더라. 막판에는 잠깐 탈출 영화도 된다. 

그 하나하나의 소재들이 죄다 그냥 무식하게 엉겨 붙는다. 설계된 각본이라기 보다는 그냥 뭉쳐놓은 각본 같다는 인상. 게다가 그 개별 요소들도 하나같이 모두 다 뻔함. 아, 바즈 루어만 이 양반 이전 작품들에서는 시각적인 과잉을 추구하더니만 이제는 서사의 과잉까지 추가하는 구나. 보는내내 엉덩이가 저리고 눈이 피곤 하더라니. 

영화에서 딱 하나 눈길이 가던 것은 휴 잭맨의 몸매였다. 그건 휴 잭맨 스스로가 원체 노력해서 얻은 결과값이기도 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남자 주인공 담는 거 하나 만큼은 바즈 루어만 인정이다. 로미오도 그랬고 크리스티앙도 그랬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개츠비도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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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D U MISS ME ? : 엘비스 2022-07-30 15:50:32 #

    ... 바즈 루어만의 이전 작품들은 여기 -> 스캇 / 로미오 / 크리스티앙 / 드로버 / 개츠비 <보헤미안 랩소디>가 프레디 머큐리를 위시한 퀸을, <로켓맨>이 엘튼 존을 다룬 이야기였다면 <엘비스> 또한 엘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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