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7 12:34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2007 대여점 (구작)


존나 뭐라고 말해야할지 애매하다. 1편과 비교하자면 얻고 잃은 것이 딱 명확하다. 1편도 훌륭한 영화 아니었건만, 그래도 시간 때우기 전용으로 아주 나쁘지 만은 않은 영화였더랬지. 그런데 2편은 1편의 그 킬링타임 감수성을 못 맞춰낸다. 2편에 비하면 차라리 1편이 덜 지루함. 그럼 얻은 건 무얼까? 바로 갈데까지 가버리는 B급 영화와 호러 영화적 정신이다. 좀 막 나가긴 한 것 같은데, 그래도 만삭의 임산부들 몸 속에 다수의 개체들을 심어 번식시키는 프레데일리언의 방식 같은 것들이 1편보다 주위 눈치 보지 않고 마구 지른 것 같아서 이상하게 맘에 듦. 

기존 <프레데터> 시리즈들 보면서 느끼고 또 말했던 건데, 얘네 종족은 은근히 안전불감증이 패시브로 걸려있다. 상대의 몸을 숙주삼아 번식하는 외계 괴물 종족을 다루고 맨날 상대하면서, 우주선에 죽은 동료 태울 때 시체 검수도 안 한다. 해부하고 검시할 필요까지도 없어, 그냥 그 좋다는 외계 기술로 시체 스캔 한 번 하면 되는 거잖아... 큰 MRI 기계나 엑스레이 기계 같은 것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그냥 너네 가면에 달린 스캐너로 한 번 쓱 훑어보기만 하면 됐던 거잖아... 그럼 지금 이 사단이 났겠니? 뭣도 모르고 그냥 태웠다가 거기서 프레데일리언이 튀어나와 우주선 하나 말아먹고 최소 둘 이상의 프레데터가 사망. ......얘네 인간보다 고등한 종족 정말 맞는 거야? 제노모프들도 웃기긴 매한가지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더욱 더 허접한 엑스트라 괴물들로 변모. 실상 그 우두머리인 프레데일리언 정도 제외하면 나머지 제노모프들은 죄다 겉절이 신세.

정작 웃긴 건 인간 쪽이다. B급 감수성이 짙은 영화답게, 도무지 주인공이 누군지 파악이 안 된다. 여럿이 떼를 지어나오는데, 그 사이 관계들도 몽땅 대충 그렸음. 그래서, 감옥에 있다 풀려난 그 형과 보안관 사이는 대체 뭔데? 형과 동생 사이는 또 뭐고? 동생이랑 썸녀는 왜 또 이렇게 급진전이야...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여군 캐릭터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 거고... 근데 그와중 대부분의 인물들을 마구 죽여버림. 이쯤 되면 두 주인공이 형제로 묶여있는 이유는 단순히 그냥 감독도 형제이기 때문 아냐? 뭐, 근데 또 생각해보면 이런 VS 스핀오프 기획에서 항상 짜증나는 건 과도하게 많은 인간측 비중이니 이 정도면 그 '대충'도 전략이 아닌가 싶고.

<어벤져스>의 치타우리 뉴욕 침공 사건 때도 그렇고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의 둠스데이 깽판 사건 때도 그렇고, 미국 정부는 외계인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싶으면 자국민이고 뭐고 그냥 냅다 핵무기 갈겨버리는 스탠스. 외계 종족들의 파벌 싸움 막을 땐 역시 전술 핵이 언제나 최고인 건가.

덧글

  • 이지리트 2022/08/27 23:34 # 답글

    극장에서 봤을땐 프레데터 신기술이나 신무기가 뭐가 나오나 하고 그걸 기대하면서 봤었는데
    내용은 둘째치고 기술과 무기면에선 매우 만족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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