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1 10:29

기묘한 이야기 SE04 연속극


감상한지 이미 세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인데 그 때 당시 당연히 리뷰 남겼겠거니 하고 넘기다가 이제서야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모아 가까스로 남겨보는 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재미없게 봤던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시즌 1 다음으로 재미있게 본 편이었음. 

<구니스>와 <E.T>를 떠올리게 했던 이전 시즌들의 호킨스 어린이 방범단.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제법 청년 티가 난다. 그러자 가능해지는 것, 드라마의 호러적 요소를 더욱 더 끌어올리자는 결심이다. 뒤집힌 세계라는 타 차원의 호러는 시즌 4가 되어 오컬트물로써의 마수를 뻗히며 더욱 더 강화된다. 그리고 지난 시즌들에서는 죽도록 괴롭혔을지언정 차마 주인공 아이들을 실제로 죽이기는 힘들었을 거다. 그러나 이제는 그 아이들이 모두 성인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고, 그로써 드라마는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호러 영화적 요소를 마구 끌어다 쓰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정말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작품외적 긴장감이 시즌 전반을 지배한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솔직히 다들 보는동안 맥스 진짜로 죽을 것 같았잖아. 

여기에 베크나라는, 이제는 적어도 소통이 가능한 존재로서 핵심 악역이 설정된다. 그런데 시즌 4에 이르러서야 지각 등장한 악당 치고는 그 전사나 그에 대한 설명이 간편하게 납득됨. 그래서 이야기가 생각보다 질질 끌리지도 않고, 오히려 베크나의 존재가 일레븐을 비롯해 뒤집힌 세계 전반에 대한 이유로 설명 되기 때문에 드라마 전체의 선명도가 올라간다. 베크나가 제로였다니, 뭔가 있을 것 같긴 했지만 오 세상에. 

더불어 드라마가 다시금 시도하는 것은 전통적인 <기묘한 이야기> 방식의 이합집산이다. <제국의 역습> 플롯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번에도 핵심 인물들을 유닛 활동 시키며 따로 떨어뜨려 놓는 것으로 이야기의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 시킴. 물론 그러다 보니 그 와중 좀 빠지는 유닛도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는 일레븐 찾아 사막 횡단하는 마이크 중심의 피자 배달 갱. 전 시즌의 감초였던 수지는 여기서 생색내기쯤으로 간단히 소모되고. 반대로 시즌 4의 에이스 유닛은 이번에도 스티브 & 더스틴 콤비 위주의 뒤집힌 세계 레이드 파티. 그리고 역대 시즌 통틀어 가장 불쌍한 인물로 에디 먼슨 등장. 이쪽 유닛은 개그도 좋고 액션도 좋고 추리도 좋고 머리 쓰는 것도 다 좋다. 맥스의 뜀박질을 통해 일말의 감동까지 챙겨가기도 했고. 

여하튼 이번 시즌의 수훈갑은 에디, 맥스, 그리고 가라테 아저씨. 러시아어 통역도 잘하고 유머러스한 데다가 의리도 있는데 여기에 쌈박질까지 잘한다. 당신도 가라테를 배우면 러시아 밀수꾼놈 따위 총들고 있든 말든 후두러 깔 수 있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